외적 동기가 내적 동기를 갉아먹는다
우리에게는 기왕이라면 다홍치마라는 암묵적 믿음 같은 게 있는 것 같습니다. 동기라는 면에서 보자면, 내적 동기뿐만 아니라 외적 동기도 제공해 주면(혹은 갖고 있으면) 더 좋지 않겠냐는 생각이고, 공부가 재미있어서 열심히 하는 애들에게 상까지 주면 더 좋아하지 않겠냐는 나이브한 믿음 같은 것이지요.

예일대 에이미 브제스니에프스키(Amy Wrzesniewski) 교수의 연구(Multiple types of motives don't multiply the motivation of West Point cadets)에서는 웨스트포인트 사관생도 1만여명을 14년에 걸쳐 조사를 했습니다.

입학시점에 외적 동기(좋은 직업을 얻기 위해, 돈을 더 벌기 위해, 학비를 내지 않아도 되므로, 학교명성이 높으므로, 경제적 지원을 받아서 등)와 내적 동기(장교가 되고 싶어, 개인적 자기계발을 위해, 리더십 훈련 등)가 어느 정도나 되는지를 측정했고, 해가 지나면서 얼마나 학교에 남고 졸업해서 장교가 되는지, 그리고 실력을 인정받아 조기 진급을 하는지, 의무 기간인 임관후 5년이 끝난 후에도 계속 군대에 남는지 등을 봤습니다.

그들의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내적 동기가 강한 학생일수록 학교에서 졸업할 확률이 훨씬 높고, 나중에 더 인정을 받으며, 또 군인으로 남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진 부분이지요. 놀라운 부분은,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를 모두 가진 경우인데, 이럴 경우 퍼포먼스나 오래 남는 여부 등에서 부정적 효과가 있었습니다. 동기에 관해서는 "더 많을수록 좋다"가 아닌 것입니다. 즉, 내적인 동기를 갖고 있었더라도 여기에 추가적으로 외적 동기를 갖고 있으면 내적 동기가 사그라집니다.



졸업후 의무 복무 기간(5년) 중 조기 진급 대상자로 고려될 확률을 보면, 입학시점의 외재적 동기(여기에서는 도구적 동기Instrumental Motive로 표기)가 강할수록 조기 진급 대상자로 고려될 확률이 떨어짐을 볼 수 있습니다. 파란색 선은 내재적 동기가 상위 5%인 학생들의 그래프이고, 붉은 선은 중간, 노란 선은 하위 5%를 말합니다. 즉, 내재적 동기가 그나마 완충 역할을 해주고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도구적 동기는 내적 동기를 몰아냈다 -- 사관후보생들이 웨스트포인트에서 졸업할 확률과 장교로 임관될 확률을 떨어뜨린 것이다. 웨스트포인트에 더 강한 도구적 동기를 갖고 들어왔던 장교들은 육군에 입대 후 조기 진급 대상으로 고려될 확률이 더 낮았고, 의무 복무 기간을 끝내고 군대에 남을 확률도 낮았다. 심지어 그들이 내적 동기를 갖고 있었다고 해도 말이다.

Instrumental motives crowded out internal motives, harming cadets’ chances of graduating from West Point and becoming commissioned Army officers. Following their entry into the Army, officers who entered West Point with stronger instrumentally based motives were less likely to be considered for early promotion and to stay in the military following their mandatory period of service, even if they also held internally based motives. (위 연구 논문에서 인용. 번역은 김창준)


같은 저자(에이미)가 약 1년 뒤에 출간한 논문(Better to Give and to Compete? Prosocial and Competitive Motives as Interactive Predictors of Citizenship Behavior)도 인상적입니다. 조직 내에서 "조직 시민 행동"(Organizational Citizenship Behavior)과 동기 간의 관계를 연구했습니다. 조직 시민 행동이란 기본적으로 업무상 안해도 되지만 남들에게 도움이 되는 "시민적" 행동을 말합니다.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효과적인 조직이 되기 위해 이 OCB가 중요하다는 점이 밝혀졌습니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그래프는 다음 두 개 입니다.



여기에서 Prosocial Motivation은 사회적 동기, 예컨대 순수하게 남들을 도와주고 싶은 동기를 뜻합니다. 내적 동기로 볼 수 있습니다. Competitive Motivation은 남보다 잘하고 싶은 경쟁적 동기를 말합니다. 외적 동기입니다. 첫째 그래프는 동료 경찰관들을 도와주는 행동을 얼마나 보이나 하는 것이고, 둘째 그래프는 해당 조직에 도움되는 행동(예컨대 팀에 중요한 이슈를 거론하거나 새로운 제안을 하는 등)을 얼마나 보이나 하는 겁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경쟁적 동기는 결과적으로 시민 행동을 깎아먹습니다.

구성원들이 계약서상에, 직무기술서 상에 나와있지는 않지만 조직과 동료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들을 하냐는 것은 조직의 성공과 높은 관련이 있다는 것이 여러 메타분석을 통해 밝혀졌습니다. 많은 조직들은 이런 행동을 진작시키기 위해 더 촘촘하게 규칙을 추가하고 또 다른 외재적 동기를 얹어서 부추기려고 할 겁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예상과는 정반대의 방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주의해야할 것입니다.

단순히 꼭 돈을 주냐 안주냐의 문제는 아닙니다. 사람들이 그것을 동기로 삼지 않도록 프레이밍(관련하여 학습 프레임과 실행 프레임 참고)을 해야할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노력으로 얻는 도구적 결과(instrumental consequences 돈, 상장, 타이틀 등)를 자신의 동기로 삼게 되는 순간 많은 것들을 잃게 됩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내적 동기에 더 집중하게 할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하면 더 내적 동기에 집중하는 사람들을 뽑을 것인가 이것을 조직이 고민해 봐야할 것입니다.

--김창준
by 애자일컨설팅 | 2016/12/06 15:08 | 트랙백 | 핑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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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감사합니다 at 2017/02/13 13:01
출처를 밝히고 퍼가겠습니다!
Commented by 한정호 at 2017/07/14 15:14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잘 정리해서 제 지식으로 만들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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