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팀이 실패하는 이유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흔히 버스에 사람 태우기라는 메타포를 이야기하곤 합니다. 그리고 이 메타포를 사용하는 사람의 상당수는 "뛰어난 사람"을 뽑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말하기 위해 이 비유를 듭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있어 뛰어난 사람은 해당 전문분야의 역량이 뛰어난 사람을 의미합니다.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라면 뛰어난 개발 실력을 갖춘 사람이겠죠. 그리고 여기에서 뛰어난 개발 실력이란 아마도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을 잘 쓰면서 남들보다 빠른 시간에 코드를 만들어 내는가 등이 될 것입니다.

저는 이런 사고가 지나치게 낙관적인 기대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이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스포츠 팬들은 "올스타 팀"이라는 걸 알고 있을 겁니다. 한 해 가장 뛰어난 선수들을 팀에 상관없이 골라 뽑아서 만든 팀입니다. 스타들로만 구성된 팀이죠. 그런데 이 올스타 팀의 성적이 사실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하다는 점은 거의 모든 스포츠 팬들이 동의할 것입니다.

회사에서는 어떨까요? 그로이스버그(Groysberg) 등의 연구(Too Many Cooks Spoil the Broth: How High-Status Individuals Decrease Group Effectiveness)에 따르면 이런 스타들이 한 명씩 팀에 추가될 때 팀의 추가적 성과 향상은 한계효용(점차 줄어듬)을 보이며 어느 수준을 지나면 음의 방향(음의 생산성 참고)으로 작용한다(즉 전체 팀의 성과를 깎아먹음)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렇게 전문가가 추가되는 게 도움이 안되거나 오히려 깎아먹는 경향은 특히나 전문가들의 전문성이 서로 유사할 때 더 도드라지게 나왔습니다. 저자들은 그 원인 중 하나로 전문가들의 에고(ego)를 꼽습니다. 그런데 이런 분석은 올스타 팀을 만드는데에 드는 비용을 고려 안한 것이기 때문에 그걸 고려한 비용 편익 분석을 한다면 더 심각한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그럼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이에 대해서는 울리(Woolley) 등의 연구(Bringing in the Experts : How Team Composition and Collaborative Planning Jointly Shape Analytic Effectiveness)를 들여다 보면 통찰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연구에서는 4명으로 구성된 분석팀(대테러 정보 분석)이 여러가지 증거(혹은 가짜 증거)들을 통합하여 테러리스트의 계획을 시간 내에 분석해 내는 실험이었습니다. 이 일을 잘 하기 위해서는 특정 분야 전문가(안면 인식, 암호 해독 등)들과 그들의 협력이 중요한 상황이었는데요, 특정 분야 전문가들이 있냐 없냐, 그리고 그 팀에 협력 개입을 했냐 안했냐로 2x2 실험을 했습니다. 총 4가지의 실험조건이 나오는 셈인데, 다음과 같습니다:

  1. 전문가, 협력 개입
  2. 전문가, 협력 비개입
  3. 비전문가, 협력 개입
  4. 비전문가, 협력 비개입


전문가팀은 해당 분야 전문가 2명과 비전문가(중간정도의 능력을 보이는 팀원들) 2명으로 구성되었고, 비전문가팀은 모두 비전문가 4명으로만 구성되었습니다. 협력 개입은 총 45분의 실험 중 10분을 할애해 팀원들이 협력을 어떤 식으로 할지 계획을 세우도록 했고, 협력 비개입은 그런 개입이 없었고 팀원들이 알아서 하게 놔두었습니다(따라서 이 사람들은 45분을 모두 쓸 수 있었습니다) -- 그러나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졌지만 이런 경우 사람들은 바로 작업 자체에 뛰어들고 협력 계획 같은 걸 짜지 않습니다.

이 팀들의 성과는 어땠을까요?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여기입니다. 협력을 고취하기 위해 10분간 개입하지 않고 자기들이 알아서 하게 놔둔 전문가 팀은 비전문가로만 구성된 팀보다도 훨씬 못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단순히 전문가들을 모아둔다고 해서 높은 성과가 나오지 않은 것입니다. 이런 경향은 협력을 더 필요로 하는 일일수록 도드라집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났을까를 분석했더니 그 원인은 정보 공유의 차이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협력 개입이 된 경우, 팀원들은 정보를 공유해서 더 통합된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이에 반해 협력 개입이 없으면 결과물은 서로 모순되는 등 통합되지 못했습니다(소프트웨어 개발로 치자면 각 모듈들이 제대로 통합되지 않고 충돌하는 것이겠죠). 분야 전문가들이라고 해서 자동적으로 협력을 잘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논문에서 울리 등이 하는 말을 직접 보도록 하죠.

이 결과는 팀에 작업 관련 전문가가 포함되는 것과 동시에 각 멤버의 작업을 조율하고 통합하는 전략을 팀이 드러내놓고 탐색하는 경우에 팀의 분석 작업이 가장 높은 수준의 효과성을 보인다는 것을 시사한다.
...
협력 계획하기 개입을 받지 못한 전문가들이 포함된 팀은 다른 팀보다 더 못한 성과를 보였다. 이것은 멤버들이 전문가의 특별한 재능을 사용하도록 도움을 받지 않는다면 전문가 멤버들의 존재가 사실은 팀의 효과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반대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번역은 김창준)


이에 더해, 분더슨 등의 연구(Comparing Alternative Conceptualizations of Functional Diversity in Management Teams: Process and Performance Effects)에서는 팀 내에 개인내 다양성(intrapersonal diversity)이 높은 멤버가 없다면 전문가로 구성된 팀은 정보 공유가 잘 안되어서 성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했습니다. 여기에서 개인내 다양성이 높다는 것은 다양한 분야를 경험한 제너럴리스트 같은 사람을 뜻합니다. 이 연구도 앞의 울리 연구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1. 전문가들 모아서 팀 만든다고 잘하는 것 아니고
  2. 오히려 성과가 떨어질 수 있고
  3. 정보 공유하고 협력을 잘하기 위한 명시적인 도움이 필요하며
  4. 소셜스킬 등이 뛰어난 제너럴리스트가 있으면 도움이 된다
정도의 이야기가 되겠네요.

--김창준
by 애자일컨설팅 | 2015/08/24 14:41 | 트랙백 | 핑백(2)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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