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 글을 보시고 많은 분들이 도움을 얻었다고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반면, 프로그래밍이 아닌 사례도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 보론으로 추가합니다.
제가 등산과 코칭 두 가지를 예로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좀 더 개론적인 설명은 앞 글을 읽어주세요. 등산은 집 근처의 관악산 오르기를 갖고 설명하겠고, 코칭은 제가 진행하는 AC2 과정의 경험으로 설명하겠습니다. 참고로 이 등산길은 십년 넘게 수백번 다닌 길입니다. 보통 경우 이런 길을 계속 다니면 즐거울 수는 있으나 실력 향상은 크게 없습니다. 코칭 역시 2009년 AC2를 시작해서 이백명 가까운 인원을 4000시간 가량 코칭 했습니다. 실력 조정하기 (a1, b2)등산을 할 때 아기 띠로 애를 업고(심지어는 애가 5살 때 -- 키가 상위 3%인지라 덩치는 6살) 등산을 했습니다. 어떨 때에는 어른을 무등을 태우고 등산한 경우고 있고요. 이러면 평소 속도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게 됩니다. 더 조심하게 되기도 하죠.작년부터는 베어풋(Barefoot)으로 훈련하고 있기도 합니다. 같은 길을 가는데 처음에는 최소주의 신발(참고로 저는 머렐의 트레일 글로브를 주로 썼습니다 -- 더 관심있는 분은 관련해 신발이 내 몸을 망친다와 하버드 대학의 맨발/최수주의신발로 달리기 연구를 추천합니다)을 사용해서 걸었습니다. 이 신발을 신으면 처음엔 평지를 걸어도 아주 색다릅니다. 안쓰던 근육들을 쓰기 때문에 저녁에는 다리가 당기는 곳이 있죠. 그리고 똑같은 산길을 가도 전혀 다른 느낌이 납니다. 발바닥으로 전에 모르던 새로운 정보가 계속 들어오거든요. 마치 모노만 듣다가 스테레오로 듣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하여튼 이 신발로 걸으면 더 조심하게 되고(이런 이유로 부상률이 떨어진다는 연구도 있음) 운동량이 많아집니다 -- 특히 발의 미세한 근육들을 더 많이 쓰는 느낌입니다. 얼마전부터는 내려올 때에 한해서 맨발로 내려오기도 합니다. 단, 이것은 수백번 다녀서 익숙해진 길에 한해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수백번 다닌 길이긴 한데 맨발로 오니까 아주 새롭게 느껴져서 너무 즐겁습니다. 물론 속도도 떨어지고 해서 멀리서 보면 더 초보자처럼 보이기도 할 겁니다. 반대로 눈이 내려서 미끄럽고 너무 어렵다고 느껴질 경우 휴대용 아이젠을 써서 일시적으로 실력을 높이기도 합니다. 코칭 시에 제가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기법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클린 랭귀지(Clean Language) 같은 것은 처음 접하고 바로 다음날 코칭에서 사용해 봤죠(물론 그 전에 저 자신에게 시험적으로 써보기는 했습니다). 새로운 기법을 쓰자면 아무래도 초보자가 된 느낌이 듭니다. 기본적인 진행도 쉽지 않죠. 그래서 시간을 제한적으로 잠깐만 쓴다든지 하는 식으로 제약을 걸어 난이도를 낮추기도 합니다. 2011년에는 실력 높이기를 위해 코치를 고용한 적도 있었습니다. 영국에 사는 코치였는데 스카이프로 총 12시간 진행했죠. 난이도 조절하기 (a2, b1)가장 간단한 것은 더 험한 길, 혹은 더 쉬운 길을 가는 겁니다. 사당 시장쪽 길은 비교적 완만해서 쉽습니다. 거기에 익숙해지자 관음사쪽 길을 개발했습니다. 그 쪽은 바위가 많고 더 가팔라서 난이도가 높죠.아니면 어디까지 올라가는가를 변수로 바꿉니다. 오늘은 약수터까지만 갔다 오자. 혹은 오늘은 국기봉까지 가보자 등. 올라가는 방식을 바꾸기도 합니다. 요즘에는 잘 안하는데 네 발로 기어 올라가기를 하면 난이도가 팍 올라갑니다. 혹은 시간 제약을 두기도 했습니다. 등산길 초입부터 약수터까지 그냥 가면 쉽지만 10분 안에 골인하기로 타이머를 셋팅하고 등산하는 겁니다. 10분 안에 골인하려면 중간에 한 번도 쉬지 않고 계속 달려야 합니다. 보통 속도로 걸어가면 20-30분 걸리는 거리입니다. 처음부터 10분이 된 것은 아니고요, 15분에서 점차 줄여나갔죠. 최고 기록은 8-9분 정도로 기억합니다. 혹은 쉬는 횟수에 제약을 두고 등산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좀 용기가 나니까 한 번도 안쉬고 올라가 볼까. 오늘은 한 번만 쉴까. 등등. 이 시간제약은 분야에 관계없이 일반적으로 쓰기 좋습니다. 코칭 경우, 초기에는 공식적으로는 한 세션이 1시간 30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실질적으로는 2시간 정도로 더 길게 한 경우도 흔했죠. 그러다가 점점 코칭 결과가 좋게 나오고 자신감이 붙으면서 안심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더 도전적으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저나 피코치 모두를 위해 더 짧은 시간 안에 정말 핵심적인 내용을 다루면 이상적이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한거죠. 그래서 무조건 1.5시간을 맞추려고 노력했고 다음에는 공식적 세션을 1시간으로 줄였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대에서도 역시 비슷한 혹은 그 이상의 효과를 내게 되자(보통 3개월 이상 계속 관찰하면 효과를 알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50분으로 더 줄이게 되었죠. 현재 AC2 공식 개인코칭 시간은 50분입니다. 처음에는 이 시간에 가능할까 하고 불안해 하던 시간입니다. 일반적으로 제가 새로운 기술을 코칭에 적용할 경우 이 난이도 조절을 적극적으로, 점진적으로 하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현재 제 자신에게 적용해 봅니다. 제가 저 자신을 그 방식으로 코칭을 해보는 것이죠. 그 다음에는 과거의 힘들거나 어려웠던 상황을 떠올려서 그 때의 자신을 코칭해 봅니다. 난이도가 좀 올라갑니다. 몇 번 익숙해지면 이번에는 내가 잘 아는 사람(친구, 후배, 동료, 가족 등)을 머리 속에서 코칭해 봅니다. 그 사람이 어떻게 반응할지 상상하면서 영화를 돌리는 겁니다. 이게 되면 실제로 그 사람과 코칭을 해봅니다. 이때에는 미리 언급을 합니다. 내가 이런 기법을 새로 익혔다. 한번 시도해 보고 싶은데 괜찮겠냐. 물론 돈 받고 하는 상황이 아니고 편안한 관계에서 그냥 실험해 보는 프레이밍을 합니다. 이게 익숙해지면 내 클라이언트 중에서 나랑 친한 사람에게 공식적 코칭 시간이 아닐 때 제안을 해봅니다. 그 다음에 친한 사람과 코칭 때에 시도해 봅니다. 이런 식으로 난이도를 높여가는 것이죠. 이런 식으로 제가 훈련해서 익숙해진 기법이 참 다양합니다. 갈등중재(Mediation), 사티어 가족 치료(Satir Family Therapy), 해결중심단기치료(Solution Focused Brief Therapy), 클린 랭귀지(Clean Language), 동기 면담(Motivational Interviewing), 비폭력대화(Non-Violent Communication), 가트만 상담(Gottman Approach), 인지 행동 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 ... --김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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