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을 읽으시기 전에 간단한 설문(3-5분 내에 응답 가능)을 먼저 답해주셔야 합니다. 설문 응답 전에 아래 글을 먼저 읽어버리면 그 이후에는 영향을 받아 정확한 설문 응답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설문 자 설문 응답 다 마치셨나요? 응답 결과는 메일로 받으셨을 겁니다 -- 혹시 받지 못하셨다면(메일전송은 하루 500명 쿼타 ^^;;) 직접 계산하실 수 있습니다. 7점 척도 질문 14개에 대해 1번부터 14번까지 순서대로 번호를 붙인다면... prediction= 100*(p2 + p3 + p7 + p9 + p11 + p14)/42 그러면 이제 시작하겠습니다. 창업가(entrepreneur)가 어떠해야 한다,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한다는 데에 개인과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개인의 경험에 기반하고 있고, 아시다시피 이 경우 여러가지의 인지적 편향에 영향을 받습니다. 관련해 제가 자주 인용하는 스토리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친구를 잘 사귀게 도와주는 전문가가 어떻게 가르치는지 봤더니 "안녕! 난 데이비드야. 난 너의 친구가 되고 싶어. 네 이름은 뭐니?"라고 알려주고 있었는데, 실제 몇 년간 연구를 해봤더니 그렇게 하는 애들이 가장 친구를 못사귀었다는 연구도 있지요. 오늘은 엔젤 투자자와 창업가에 대한 연구를 하나 언급해 볼까 합니다. 북미 전역 600여명에 달하는 엔젤 투자자를 샘플로 하여, 결과적으로는 10년간 1000여건의 엔젤 투자에 대한 분석을 했습니다. 조사대상자들은 평균 9년의 엔젤 투자 경력을 갖고 있었고, 창업가로는 평균 13년 경력을 갖고 있었죠. 이 사람들에게 14가지 질문이 있는 설문(위에 여러분이 하신 것)에 답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들의 과거 투자 실적 자료를 모두 모아서 함께 통계 분석을 해봤습니다. 우선 두 가지 용어 정의를 하고 넘어갑시다. 대박(논문에서는 homerun) : 투자자가 100% 이상의 내부수익률(IRR)을 얻고(쉽게 말해 대박 터뜨리고) 투자회수(exit)한 경우 그리고 설문을 하게 되면 예측성(prediction) 점수와 통제성(control) 점수가 나오게 되죠? 이것도 정의를 해봅시다. 예측성 점수 : 투자 결정이나 사업을 할 때 불확실성을 관리하기 위해 분석과 예측에 얼마나 의존하는가를 말합니다. 0에서 100점 사이의 점수입니다. 대다수의 MBA 과정이나 창업가 과정에서 가르치고 있는 방식이죠. 본 연구에서 투자자들의 평균은 78점이고 표준편차는 13점이었습니다. 예측성 점수는 인과성(Causation -- 원인에서 결과를 예측하는 것에 집중)과 관련이 깊고, 통제성 점수는 효과성(Effectuation -- 어쨌건 가치있는 효과를 내는 것에 집중)과 관련이 깊습니다. 감이 오시겠지만 두 점수 사이에는 중간정도의 음의 상관관계(즉 하나가 높으면 다른 하나는 낮아지는 경향)가 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사라스 사라스바티(Saras Sarasvathy)를 필두로 하여 이 "효과성"에 대한 인지과학적, 경영학적 연구가 봇물 터지듯이 많이 나오고 있고, 최근 창업가 연구에서는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입니다. 사라스바티 교수와 그의 동료들의 연구에 따르면, 뛰어난 창업가 그룹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이 두 그룹은 똑같은 선택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정반대의 선택들을 했습니다(여기서 뛰어나다는 것은 15년 이상에 걸쳐 여러번 창업을 해봤고 최소 하나 이상의 기업공개를 했던 사람들로, 수입이 2000억에서 7조원에 달하는 회사를 이끌고 있는 사람들). 뛰어난 창업가일수록 효과성 중심으로 사고하고, MBA를 갓 졸업한 사람이나 초짜 창업가, 혹은 기존 대기업에 일하는 사람들일수록 인과성 중심으로 사고한다는 발견을 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글이 너무 길어질 수 있어, 다음 기회에 더 소개하도록 하고, 일단은 원래의 주제, 즉 엔젤 투자자로 돌아가도록 합시다. 앞서 말한 예측성 점수와 통제성 점수 이 두 가지 점수와 대박, 쪽박 간에 어떤 관련이 있는가 분석을 해봤습니다.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예측성 점수는 대박이나 쪽박에 미치는 영향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통제성 점수는 달랐습니다. 통제성 점수가 높은 사람일수록 쪽박의 빈도수가 떨어졌습니다. 놀라운 점은 그렇다고 예측성 점수가 높은 사람보다 대박 숫자가 떨어지지도 않았다는 점입니다. 다시말해 다른 사람들만큼 대박도 잘 치면서, 쪽박은 적었다는 겁니다.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통제성, 효과성을 강조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는 결론입니다. 하지만 현재 학교나 사회에서는 정반대를 강조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에 대해 본 논문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they question the usefulness and value of current emphases on predictive approaches in entrepreneurship courses that are built around formal business plans and standard analytical techniques. 희망적인 부분은 이 효과론, 통제 기반 논리/사고를 가르치고 배울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는 거지요. 간단하게는, 앞서 설문에서 내가 어떻게 답했는가 다시 살펴보고, 예측성 쪽의 지문은 무엇이고 통제성 쪽의 지문은 무엇인지 찾아보고 나는 이와 유사한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했었는지,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되겠죠. 저는 이 효과성(Effectuation)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변화를 만들어 내야 하는 사람들에게 모두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예컨대, 조직에서 어떤 방법론을 도입하는 경우도 그러합니다. 그래서 약 2년 정도 계속 이 주제로 공부하고 연구해 오고 있습니다. AC2 과정에서는 효과성을 중요한 주제로 다루고 있습니다. 실제로 변화 도입에 성공하는 리더(혹은 직원)와 그렇지 못한 리더(혹은 직원)들을 관찰해 보면 이 부분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입니다. 효과성의 원칙들과 이를 어떻게 현실에 적용하는가 하는 구체적 내용들은 다음 기회에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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