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육군에서는 9년간 약 4천만불을 들여 개발한 지뢰 탐지 시스템(Handheld Standoff Mine Detection System, HSTAMIDS 나중에 PSS-14로 개명)을 취소하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프로토타입의 실 테스트에서 지뢰 탐지율이 너무 낮았기 때문이죠. 테스트에 따르면 저금속(low-metal) 대인 지뢰를 심지어 96%만큼이나 탐지 "실패"하는 처참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카네기 멜론 대학의 심리학과 교수 스타죠프스키(James Staszewski)는 지뢰 탐지에 대한 소위 아웃라이어(평균을 훌쩍 뛰어넘는 탁월한 사람)를 찾아갔습니다. 그 중 하나가 플로이드 로키 락웰(Floyd Rocky Rockwell)이었습니다. 그는 새로운 장비를 갖고 저금속 지뢰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플로이드는 다른 대부분의 전문가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어떻게 지뢰를 찾을 수 있는지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스타죠프스키 교수는 수십년 동안 개발된 "전문성을 효과적으로 뽑아내는" 방법들을 사용하여 그의 전문성을 끄집어 냈습니다. 플로이드는 매뉴얼 대로 장비를 사용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는 단순히 소리에 반응하지 않고(사실 그는 다른 지뢰 탐지인에 비해 청력이 꽤나 떨어졌습니다) 패턴을 잡아내고 있었고, 매뉴얼에서 제안하는 속도보다 더 느린 속도(1/3의 속도)로 진행하고, 매뉴얼에 적혀있는 높이(2인치 이상)보다 낮은 높이에서(심지어는 지면에 거의 접촉해서) 탐지기를 사용했고, 지속적으로 탐지기의 민감도 스위치를 조정했습니다. 스타죠프스키 교수는 플로이드 자신 조차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이 비결을 다른 군인들에게 5일간 가르치고 그 효과를 측정하는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훈련 전에 10% 대에 이르던(예컨대 M14 같은 탐지하기 어려운 저금속 지뢰 경우) 탐지율은 훈련 후 90%를 넘어서게 되었습니다(물론 기존 훈련 방식을 거친 대조 그룹의 군인들은 탐지율이 그대로 10%대에 머물렀습니다) -- 긍정오류(false-positive) 비율의 큰 변화 없이 말이죠. 저는 코칭이나 컨설팅을 할 때 이런 "인간" 역엔지니어링(reverse engineering) 방법을 사용하고, 또 가르치고 있습니다. 프로그래머, 매니저, 소위 전문가가 되려는 모든 사람에게 유용한 방법입니다(미해군에서는 교육시 선생과 학생들에게 가르치는데 왜 우리나라 학교에서는 안가르칠까요). 작년에 저한테 멘토링을 받는 학생들이 "전문성을 효과적으로 뽑아내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직접 시연을 통해서 보여주겠으니 전문가를 한 분 모셔오라고 했습니다. 얼마후 S님을 모셔왔습니다. S님은 국내 오픈소스 쪽에는 널리 알려진 탁월한 프로그래머입니다. S님의 어떤 전문성을 끌어낼까 하다가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는 전문성"을 하기로 했습니다. S님은 프로그래밍 언어를 빨리 또 깊이있게 습득하기로도 유명합니다. 15분 가량 분석을 했습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학생들은 두 가지 면에서 크게 놀랐다고 합니다. 첫번째는 15분 동안에 구체적인 전문성을 이렇게 뽑아낼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두번째는 S님이 프로그래밍 언어를 익히는 방법이 자기들과 너무도 다르다는 것(물론 S님은 "다들 이렇게 하고 있지 않나요?" 반응을 보였음). 그 때 뽑아낸 S님의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비결"(효과적으로 언어를 배우는 분들은 비슷하게 하고 계실 듯)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몇 가지만 공개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렇게 언어를 공부하는 비결을 배워서 실행에 옮긴다면 어떨까요? 제 코칭 경험에 따르면 단기간에 놀라운 효과를 냅니다. 여러분들도 주변에 전문가들을 잘 활용해 보세요. 자신의 전문성을 빨리 높일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저에게서 이 방법을 배운 분들은, 경험이 전무한 IT 분야에 도전했는데 덕분에 해당 분야 경력 5년차를 2-3개월만에 앞지를 수 있었다, 혹은 당구나 스노우보드를 빨리 배울 수 있었다 같은 무용담을 들려주시곤 합니다. 자, 그러면 여기에서 이어지는 질문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이런 비결들을 효과적으로 뽑아내냐는 것이겠죠. 한가지 분명한 것은, S님에게 "프로그래밍 언어를 빨리 배우는 비결이 무엇인가요?"라고 묻지 않았다는 겁니다. 많은 연구를 통해 전문가들은 이런 종류의 질문에 그다지 유용하지 않은 답을 해주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너무 일반적인 답(예컨대 "연습하세요!")을 하거나, 실제 자신의 행동과는 다른 이론적인 답(일종의 pet theory)을 하거나 합니다(구체적인 예는 "인터뷰에서 진실을 들으려면" 참고). 한가지 비결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 듣는 겁니다. 경찰에서 증인을 효과적으로 심문하기 위해 쓰는 기법도 이와 비슷합니다. 굉장히 구체적인 기억들을 상기하도록 합니다. 위의 S님 경우에는, 그 분이 가장 최근에 익힌 언어를 물어봤습니다. Go라고 하더군요. 그 언어를 익힌 과정을 짚어가며 질문을 던졌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에 기회가 되면 더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AC2 과정에서 "전문가 빨리되기"는 매우 중요한 주제이며, 그 중 "전문가에게서 전문성 효과적으로 뽑아내기" 역시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김창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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