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피드백을 대하는 자세
앞으로 몇 번 동안은 AC2 내용을 조금씩 소개하는 글을 실어볼까 합니다. 첫번째로 "피드백을 잘 주고 받기"에 대한 입문격의 소개글로, 부정적 피드백을 받았을 때 대처법입니다.

그거 피드백 맞어?

상상해 봅시다. 오늘 프로그래밍하다가 나름 멋진 기술을 발견했습니다. 재미있어서 점심도 샌드위치로 때우고 더 다듬는 작업을 했습니다. 너무 뿌듯합니다. 오후에 팀 리뷰할 때 팀장에게 코드를 넌지시 보여줍니다.

팀장이 코드를 한번 휙 훑어보더니 아무일도 없는 듯 한마디 던집니다. "아, 이 기법. 내가 고등학교 때 봤던 C 교재에 나왔던 거네."

이 말을 듣는 여러분의 마음은 어떨까요? '아이구, 그래 너 잘났다. 너한테 보여준 내가 잘못이지.' 혹은 '그래, 내가 뭘 대단한 걸 알아내기나 하겠어. 용써봐야 팀장님 발끝에도 못미치지.' 등의 극단적 반응을 하기 쉬울 겁니다. 어느 쪽이건 기운이 팍 빠지겠죠.

피드백 훈련을 못 받았다

문제는 팀장이 피드백을 주는 훈련을 받은 적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 팀장의 팀장도 필경 제대로된 피드백을 주지 못하는 사람이었을 겁니다. 가족 치료에서는 가족 내부의 문제는 대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예컨대 아버지가 가진 문제는 아들이 학습하고, 다시 손자에게로 이어짐), 팀내의 역동도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팀의 문제는 전승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럴 때 팀원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이 글에서는 첫번째 단계로 피드백을 해석하는 방법을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주는 이의 사실

우선 기억해야할 명언이 있습니다. 초기에는 항상 마음 속에 담아두는 훈련을 하면 좋습니다.

피드백 정보는 그것이 어떻게 보이든 간에 상관 없이 거의 모두,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에 대한 것이다. (No matter what it appears to be, feedback information is almost totally about the giver, not the receiver)

--제럴드 와인버그

이 원칙에는 이름이 있습니다. 주는 이의 사실(Giver's Fact)이라고 합니다(QSM3 p.220). 쉽게 말해, 누군가가 나에게 피드백을 주면 그 피드백에는 내가 어떤 사람이고, 내가 한 일이 어떻고 하는 정보보다, 피드백을 준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의 정보가 더 많다는 겁니다.

팀장 피드백 속의 정보

앞에서 팀장이 한 이야기는 나(팀원)에 대한 정보보다 팀장 자신에 대한 정보가 더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정보들이 있는지 볼까요?

  1. 팀장은 다른 팀원들에 비해 자신의 지식 수준에 대해 자신이 없고,
  2. 가만히 있으면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지식 수준을 낮게 보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만약 그게 아니라면, 사람들에게 말 안해줘도 잘 알텐데 왜 자신의 지식을 이런 부적절한 순간에 알려야 했을까)
  3. 팀장은 자신이 많이 알아야 팀장으로서의 권위가 선다고 생각하며, (팀장의 권위를 세우는 다른 효과적 방법을 모르고)
  4. 팀장으로서의 권위와 리더십에 자신이 없다. (만약 그게 아니라면, 왜 이런 간접적인 방법으로 자신을 보호하려 했을까)
  5. 결과적으로 상대나 맥락과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그의 피드백에는 팀원이나, 팀 리뷰라는 맥락에 대한 언급이 없다)
여기에서 보다시피 흥미로운 점은 스스로 피드백 뒤에 숨으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자신을 더 많이 드러내게 된다는 점이지요.

주는 이의 사실에서 얻을 수 있는 것


이 원칙을 잘 활용하면 어떤 이득이 있을까요?
  • 피드백을 줄 때 : 내가 혹시 이 피드백을 통해 주려는 정보는 무엇인가? 나에게 어떤 느낌과 의도가 있는가? 상대는 이 피드백을 받고 어떤 생각을 할까? 등을 미리 파악하고 생각해볼 수 있으며, 좀 더 적절한 피드백으로 바꾸어 전할 수 있다. (물론 과거에 내가 줬던 피드백을 반성할 수도 있다)
  • 피드백을 받을 때 : 부정적이거나, 사람을 조종하려는(manipulating) 피드백을 대했을 때 우선 마음의 평온을 얻을 수 있고, 내 감정에 너무 휘둘리지 않으면서 상대의 느낌, 욕구 등을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 피드백 정보를 나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해석하고 이용할 수 있다. (물론 과거에 받았던 "가슴 아픈" 피드백도 새로운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처음 소개한 상황에서 팀원이 "주는 이의 사실" 원칙을 따르면 직전의 "피드백을 받을 때"의 이점들을 얻을 수 있겠죠. 부정적 피드백을 들으면 머리 속이 꽉 차버립니다. 도무지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없게 되죠. 하지만 이 원칙을 적용하면 머리 속에 공간과 여유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아무래도 피드백을 나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받아들이기가 훨씬 수월하겠죠.

좀 더 효과적인 피드백을 주는 방법과 그런 피드백을 이끌어내는 방법(팀원, 팀장으로서)에 대해서는 다음에 기회가 나면 글을 써보도록 하죠.

--김창준

p.s. 참고로 이 글은 앞에서 언급했던 QSM3의 17.7.4 실천문제에 대한 제 답안이기도 합니다.
by 애자일컨설팅 | 2010/02/19 13:20 | 트랙백(4) | 핑백(2) | 덧글(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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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백 속에 담겨있는 정보. 우리가 피드백을 대하는 자세...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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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허니몬의 알림
피드백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애자일 이야기 // 피드백(응답!? 호응!?)을 주고 받을 때, 어떤 모습으로 응하는지도 중요하다. 피드백을 주는 이는, 자신에게 제공된 정보에 대해서, 자신을 너무 드러내려고 해서는 안된다. 피드백을 주는 연습은 어떻게 해야하려나!?...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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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 편이 진심으로 노력 한다고 느껴지면 받아줄주도 알아야 한다.2010.2.18 : 우연히 "<a title="우리가 피드백을 대하는 자세" name="5252946">우리가 피드백을 대하는 자세아이디어는 예민하다.." 제가 항상 가슴에 담아두고 생각하는 글이 있습니다.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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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쉬운 것이 아니죠.2개의 블로그 내용을 살펴 보겠습니다.이것도 모르세요? http://agile.egloos.com/5263014우리가 피드백을 대하는 자세 http://agile.egloos.com/5252946둘 게시물 모두 같은 분의 글이군요.하나는 피드백을 줄 때 생기는 상황에 대한 것이고 하나는 대화를 하면서 누군가를 이끌어 가는 이야기입니다.이론적으로 ... more

Commented by Magicboy at 2010/02/19 13:40
피드백은..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굳이 개발이 아니라 일상 업무에서도 말이죠.

어떤 해결책을 가지고 상사에게 보고했을때.. 위와 유사한 반응을 보이며 쓸모없는 것으로 취급해버릴때. ..( 더더군다나 상사는 그 분야에 문외한일 때... ) .. 꽤나 자괴감에 빠지곤 합니다. 내 접근 방식이 잘못된 건가.. 설명 방법이 잘못되어 이해를 못한건가.. 등등.. .

보통은 .. 그러고 며칠 있다가 그 자료 그대로 다시 들고가서 그대로 설명하면.. '이제야 제대로 이해했구먼~ ' 하며 컨펌이 날 때도 있더군요 -_-;;
Commented by 애자일컨설팅 at 2010/02/19 23:39
재미있는 사례를 언급해 주셨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만, 두 시점 사이에 내가 변했거나, 상대가 변했거나, 맥락이 변했거나 하지 않았을까요?
Commented by moya at 2010/02/19 14:24
해당 글을 번역 해서인지 몰라도 글을 이해하기가 좀 힘드네요..여러번 읽어봐야지 이해가 갑니다.^^(죄송~)
Commented by 애자일컨설팅 at 2010/02/19 14:30
안녕하세요. 어느 부분이 이해가 힘든지 골라주실 수 있을까요? 그러면 제가 글을 읽기 쉽게 고치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애자일컨설팅 at 2010/02/19 23:36
혹시 "피드백 정보는 그것이 어떻게 보이든 간에 상관 없이 거의 모두,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에 대한 것이다."를 일컬으시는 게 아닐까 해서, 원문을 병기하고, 아래와 같이 의역을 추가했습니다.

"쉽게 말해, 누군가가 나에게 피드백을 주면 그 피드백에는 내가 어떤 사람이고, 내가 한 일이 어떻고 하는 정보보다, 피드백을 준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의 정보가 더 많다는 겁니다."
Commented by 나그네 at 2010/02/19 14:51
의미는 이해했으나, 글이 짜임새가 없네요. 그래서 moya님이 이해가 안간다고 한것 같습니다. 이것도 어의없는 피드백인가?/?
Commented by 애자일컨설팅 at 2010/02/19 23:34
제가 쓴 글을 어떻게 읽으면 "짜임새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지 추측해 보다가, 덕분에 중간 제목들을 달게 되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글이 더 정돈된 느낌이네요. 어떠신가요? 유용한 피드백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Neon at 2010/02/23 10:46
어의 -> 어이
Commented by breland at 2010/02/19 15:40
정말 좋은 내용의 글입니다. 또한 "예시 -> 문제점 -> 사실(해결책) -> 교훈"의 순으로 짜임새 있고, 이해하기 쉽게 작성되었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애자일컨설팅 at 2010/02/19 23:35
아, 저도 또렷하게 생각해보지 못했던 제 글의 추상적 패턴이로군요!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정찬명 at 2010/02/19 16:32
moya님은 번역된 문장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씀하신것 같네요.
번역된 문장을 우리말로 의역해 본다면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는 피드백 속에 포함된 정보는 나에 관한 정보가 아니라 그의 관점이나 그에 대한 정보이다."
정도로 다르게 표현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PS :
이 정도면 충분히 잘 작성된 글인데 짜임새가 없다고 표현하시는 분들은 잘 이해가 안되네요.
Commented by 청하 at 2010/02/20 23:45
피드백에 주는 이의 정보가 담겨져 있다는 것은 굉장히 새롭네요.
저도 훈련받지 못한 피드백을 받으면 삐져서 일에 집중하지 못할때가 많았는데..ㅋㅋ
다음에도 그런 기회가 오면 이 글을 떠올려봐야겠네요~ 여유를 갖고..

저는 처음에 소제목이 없을때보다 현재가 훨씬 읽기 수월해진것 같습니다. (시간차를 두고 두번 읽은겁니다.)
애자일 이야기에 올라오는 글에 항상 관심을 갖고 읽는 편인데, 개인적으로 폰트가 맘에 안듭니다.ㅋ (좀 큰거 같아요...)
제 피드백에도 제 정보가 담긴듯;;;ㅋㅋㅋ
Commented by 황상철 at 2010/02/21 00:40
글을 읽다보니 코칭을 위한 가이드도 될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애자일이 사람을 중시여기니 통하나 봅니다.
Commented by neonatas at 2010/02/22 04:36
하,, 피드백 관련 글의 댓글에서 피드백을 받을 때의 효과적인 자세가 포착되네요. 댓글까지 포함해서 유익한 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Commented by 아크몬드 at 2010/02/22 14:07
유익한 글, 잘 읽고 갑니다.
Commented by Neon at 2010/02/23 10:53
리플 또한 피드백의 한 종류인 만큼... 리플들과 그에 대한 원글자분의 대응을 보면서 이게 좋은 피드백 감인지, 별로 도움이 못 되는 피드백 감인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피드백을 주는 입장에서 일단 중간 결과물이 어떻든지 간에 '별루네' 하고 네거티브 피드백을 주면 피드백을 받는 입장에서는 뭐가 문제인지 콕 찝어 얘기해주지 않아도 열심히 찾아보게 되는데 -_-;; 원글자분은 열정적으로 자신의 글을 다시 보면서 뭐가 문제였을까 고민하셨지만, 저같은 경우에는 이런 종류의 피드백 자체가 아무 의미도 없는 피드백이라고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긍정적인 피드백의 경우에도 원글자가 모르고 있었을 법한 결과물의 특장점을 한두개 골라주면 더 좋겠죠. 이를테면 위의 breland님의 댓글처럼요.
Commented by Neon at 2010/02/23 10:59
원문 예시에서 좀 더 그럴듯한 팀장의 피드백을 생각해보자면, 예전에 안쓰던 프로그래밍 기술이 새로 들어가 있는 것이니만큼 그런 부분을 칭찬해야 할 것이겠고, 그 기술이 고등학교 C 교재에 적혀있을 만큼 검증되고 널리 알려진데다가 효율적이기까지 한 것이므로, 이렇게 반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 이 기법. 내가 고등학교 때 봤던 C 교재에 나왔던 거네."

으... 정답 공개해주시죠.
Commented by encounters at 2010/02/28 20:34
잘 읽었습니다. 비슷한 예라는 생각이 드는데, 정신분석가들도 환자를 대하다가 감정이 어지러워지는 상황을 만나면, 자신 안에 숨겨져 있는 요소 때문인지 찾아본다고 하죠. 흔한 예로 아버지에게 상처를 받은 분석가가 중년 남성을 힘들어 한다거나..

이렇게 일차적 반응 뒤에 숨겨진 원인을 생각해 보는 방법이 유용하고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Commented by 레블 at 2010/03/05 13:53
그동안 얼마나 잘못된 피드백을 주고 있었는지 명확하게 알게 되었네요.
앞으로 긍정적피드백을 줄수 있도록 연습, 또 연습해야 겠습니다.
Commented by skkong at 2010/06/28 17:49
좋은 글 감사합니다.
피드백도 훈련이 필요하단 사실... 머리를 깨우는 문구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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