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이 많은 의사에게 갈까 적은 의사에게 갈까
얼마전에 경력과 실력의 상관관계에 대해 기사를 썼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컬럼이기 때문에 주로 개발자에 초점을 맞춰서 글을 썼는데 오늘은 의사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긴 글을 쓸 시간은 없어서 그냥 간략히 적겠습니다.

위 제목과 같은 질문을 받으면 여러분은 어떻게 대답하시겠습니까? 아니, 실제로 어떻게 행동하십니까? 같은 병원에 원장이 여러명입니다(요즘 이런 병원 많죠). 사진이 벽에 걸려있습니다. 가장 젊은 사람을 고르시겠습니까, 나이든 사람을 고르시겠습니까?

이런 판단을 하는 데에 도움이 될만한 연구 결과를 하나 알려드리겠습니다.

급성 심근 경색(Acute Myocardial Infarction 이하 AMI)이라는 병에 대한 사망률과 의사, 병원의 여러 속성에 대한 관계 연구입니다. 4000명이 넘는 의사를 대상으로 했는데요,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의사가 졸업후 연차가 1년 늘어날 때마다 이 사람이 치료한 환자의 AMI 사망률은 0.5%씩 증가합니다. 예를 들어 경력이 0년인 의사와 30년인 의사를 비교하면 경력 많은 의사의 환자가 죽을 확률이 15% 이상 높은 것이죠.

하지만 이것은 상대적인 사망률이고 기준 AMI 사망률이 11%에 못미치는 것을 고려한다면 그 둘은 각기 10%(경력 0년) 대 12%(경력 30년)대가 되겠죠. 큰 차이는 아닙니다(만 실제 죽는 사람 숫자로 따지면 느낌이 좀 다르긴 하겠습니다).

의학계에서는 경력과 실력 간에는 큰 상관이 없고, 있다면 음의 상관성(즉, 경력이 증가하면 실력은 떨어지는)이 있다는 연구가 많습니다.

More recent reviews and meta-analyses of thousands of experienced health professionals show weak or non-existent correlations between performance on representative tasks and years of professional experience after the completion of education. In fact, for many types of performance there is a negative correlation with years of experience, which suggests a decay in previously acquired skills. -- K. Anders Ericsson, An expert-performance perspective of research on medical expertise: the study of clinical performance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요? 그 사람들의 그 많던 경험은 어디로 가버린 걸까요? 의학의 발전은 눈부십니다. 그런데 대부분 학교를 졸업하면 자신의 지식과 기술을 업데이트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첫번째 문제이고요, 두번째는 경험의 양날 때문입니다. 경력이 많으면 패턴 인식으로 순식간에 이 문제가 어떤 종류에 속하는지 판별할 수 있지만 반대로 그것 때문에 맹점이 생깁니다. 아전인수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이죠. 자기가 과거에 경험한 케이스로 끌어와 버리는 겁니다. 하지만 경험 때문에 덕을 보는 것도 많습니다(예컨대 위 연구에서 AMI 사망률과 의사가 경험한 AMI 케이스 숫자에는 음적인 상관관계가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이런 것들이 상쇄효과를 일으켜서 경력년차가 통계적으로는 실력에 큰 영향을 못주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위 제목에 답을 하자면 "큰 상관없다"입니다. 대신 뭘 봐야할까요? (의사의 의도적인 수련양을 직접 알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건 간단하지가 않겠네요)

위 논문에도 몇가지 답이 있습니다(예컨대 해당 분야의 전문 자격증을 따고, 졸업한지 얼마 안되었으나 그 질병 환자는 여럿 본 의사 "Less patient mortality was associated with treatment by physicians who were cardiologists, cared for larger numbers of AMI patients, were closer to their graduation from medical school, and were certified")만 저는 닥터스 씽킹(How Doctors Think)이란 책의 조언을 권합니다(이 책은 재미있기까지 합니다!). 그 책에서 추천하는 의사는, 환자에게 관심을 갖고, 그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질문에 잘 답해주고, 환자의 의구심에 진지하게 자신의 사고를 의심해 볼 수 있고, 또 환자에게 시간을 많이 배려할 수 있는 의사(너무 인기있는, 고로 하루에 백명 가까운 환자를 보는 의사는 이 조건에서 탈락합니다)입니다. 이런 의사가 보통 의도적 수련도 많이 할 겁니다.

환자를 무식한 사람 취급하고 불친절하고 고압적이며 자신은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의사는 조심해야 합니다. 사실 의사들도 실수를 많이 하고, 예컨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확률에 대한 판단력 같은 경우는 일반인에 비해 크게 낫지 않습니다.

--김창준
by 애자일컨설팅 | 2009/05/20 18:32 | 트랙백(3) | 덧글(30)
트랙백 주소 : http://agile.egloos.com/tb/4961611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wisehouse's .. at 2009/05/21 10:11

제목 : 처루의 생각
대부분 학교를 졸업하면 자신의 지식과 기술을 업데이트하지 않습니다. - 애자일이야기...more

Tracked from wisehouse's .. at 2009/05/21 10:12

제목 : 처루의 생각
환자를 무식한 사람 취급하고 불친절하고 고압적이며 자신은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의사는 조심해야 합니다. - 애자일이야기...more

Tracked from 늑대별의 이글루 at 2009/05/22 18:11

제목 : 경력이 많은 의사와 적은 의사 - 생각해봐야 할 점..
경력이 많은 의사에게 갈까 적은 의사에게 갈까 by 애자일님.정말 "의사의 경력이 많을 수록 실력이 떨어지는가"에 대한 정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검증하기 참 어려운 문제이지요. 단순한 병에 대한 사망율로만 알 수 있는 것도 아닐테구요. 저로서도 그 답을 알 수는 없으므로 그냥 제 느낌과 경험만 얘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의사의 교육은 아시다시피 의과대학에서 예과2년와 본과 4년을 거쳐 진행됩니다. (요즘은 의학전문대학원이 생겨......more

Commented by 미친과학자 at 2009/05/20 18:33
그...닥터스 씽킹이란 책을 읽고 싶은데....읽으면...뭔가 알면 안되는 것을 알아버릴것 같은 포스가....(덜덜)
Commented by 애자일컨설팅 at 2009/05/21 00:37
읽고 나면 의사가 더이상 예전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그냥 재미로 읽는 것도 좋아요.
Commented by SeeReal at 2009/05/20 19:06
전근대의 의사들은 하루에 많아야 대여섯 명의 환자들만 진료하고, 나머지 시간은 자신의 양생에 썼다고 하죠.
아는 한의사분의 말을 들어보면, 실제로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증상 뿐 아니라 생활과 가치관, 심지어 가족관계와 같은 개인적인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한의원을 찾아오는 환자들도 양방의학의 사고방식에 익숙해져 있어서, '고칠 수 있소, 없소?'라고만 묻는다고 하더라구요. 마치 텍스트가 독자의 맥락을 통해 재해석되면서 의미를 가지듯, 병증도 환자의 고유한 배경에 따라 독자성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애자일컨설팅 at 2009/05/21 00:36
> 환자의 증상 뿐 아니라 생활과 가치관, 심지어 가족관계와 같은 개인적인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하더군요.

의사가 환자에게 그렇게 관심을 갖고 따뜻한 마음을 보여준다면, 환자도 의사의 지시를 열심히 따라서 좋은 치료 효과가 나지 않을까 싶어요.

> 마치 텍스트가 독자의 맥락을 통해 재해석되면서 의미를 가지듯, 병증도 환자의 고유한 배경에 따라 독자성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가족 치료사 버지니아 사티어(이 사람의 사상이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계에 끼친 영향이 좀 있죠)의 치료법에 따르면 가족 구성원 중 어느 하나에게 정신적 문제가 있다면 무조건 가족 전원을 데리고 상담을 받게 한다고 하더군요. 심지어 두 살 박이 애가 있어도 데리고 오라고 한답니다. 즉, 한 사람의 정신적 문제는 독자적인 것이 아니고 가족이라는 시스템 내에서 생겼기 때문에 그 시스템을 고치지 않는 이상 재발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죠.
Commented by deadstar at 2009/05/20 23:03
여담이지만.."환자를 무식한 사람취금하고 불친절하고 고압적이며...." 닥터하우스가 생각나네요..지금 시즌3을보고있어요..
Commented by 애자일컨설팅 at 2009/05/20 23:43
네. 그래서 닥터하우스란 캐릭터를 별로 안좋아해요.
Commented by comorin at 2009/05/21 09:31
그냥 논외의 이야기입니다만...하우스를 변호하자면 하우스가 불친절하긴 하지만 "자신은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의사"는 아닌 것 같습니다. 자기 생각을 끊임없이 고치고, 수정하는 모습을 보여주니까요..오히려 하우스는..앞의 분이 거론하신 "가족관계와 같은 개인적인 문제"에도 더 많이 신경을 쓰는 것 같습니다...그리고 AMI 케이스를 예로 드셨는데, 이런 경우는 오히려 최신 이론과 프로토콜로 무장된 파릇한 의사가 더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더 복잡한 케이스는 오히려 경력이 많은 의사가 더 나을 것 같구요...그리고 경력이 많을 수록 실력이 음의 상관관계가 나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케이스를 경험했기 때문에 더 많은 희생(loss)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Commented by 애자일컨설팅 at 2009/05/21 09:40
저도 닥터하우스를 직접 보지는 않아서 잘 몰라요. 주변에서 설명만 들었죠. 말씀대로 공부하는 의사라는 생각은 했습니다.

AMI 케이스는 진단은 이미 된 상태에서 수술하고 관리하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말씀하신 것이 들어맞을 수도 있습니다.

> 경력이 많을 수록 실력이 음의 상관관계가 나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케이스를 경험했기 때문에 더 많은 희생(loss)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경력이 많은 의사는 과거의 실패 덕분에 오히려 현재는 잘할 것이다라는 말씀이시군요? 환자입장에서는 통계적으로 경력이 적은 의사에게 가나 많은 의사에게 가나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제 글의 요지입니다.
Commented by mooni at 2009/05/25 21:34
하우스 같은 경우에는 성격은 개새X라고 할 수 있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사람들이 숨기고 싶어하는 내용들을 찾습니다.
동료 의사들이나 남의 실수 같은 걸 봐주는 성격도 아니고, 일관되게 개새X이기 때문에 오히려 객관적으로 사람들을 본다고 해야하죠.
다른 사람들 다 보는 걸로는 진짜 숨기고 싶어하는 걸 볼 수 없으니까요.
가끔 너무 세서 모든 인간관계가 박살나는 경우가 있지만, 의사들 돌다돌다 오는 희귀병 환자들이고... 극악처방만 하는 사람도 있을 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드라마 상에서 희귀병 찾는다고 포르투갈 논문지 찾는 장면이나, 학부때 재수없었다고 생각한 놈 물먹이려고 힌두어 논문지 찾아서 자신의 몸에 인체실험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방심할 수 없는 사람이었죠...
Commented by 심우곤 at 2009/05/21 09:32
주변에 정말 한 환자 한 환자 개인적인 가정사까지도 다 들어주시는 의사분이 계십니다.
약도 항생제 안쓰고.. 왠만한 병은 "약 안먹어도 다 낫는 병이라" 고 하신다는..

환자들이 오히려 걱정한다고 해요. 진료비만 받고 약도 안지어줘, 환자당 30~45분씩 진료해..
언제 돈버냐고.. 말이죠.

하지만 그런 의사분은 정말 만나기 어렵다는거죠. ㅡ,.ㅡ
Commented by 서지원 at 2009/05/21 10:57
일단 좋은 의사에 대한 의견에 관한 부분은 전적으로 동의를 하구요... ^^

그렇지만 "의학계에서는 경력과 실력 간에는 큰 상관이 없고, 있다면 음의 상관성(즉, 경력이 증가하면 실력은 떨어지는)이 있다는 연구가 많습니다" 에 대해 뒷받침하기 위해 인용한 논문은 좀 부적절해 보입니다.

우선, 일단 논문도 목적 자체가 의사의 전문성(+Certification)과 AMI치료 사례에 관한 연구이고 (즉 경력과의 상관관계를 보는 논문이 아니고 일반 의사, 심장계 전문의 등의 차이점에 관한 연구이고...)
둘째로, "every additional 16 cases of AMI a physician treated was associated with a 10% decrease in mortality" 라고 (본문에서 언급하셨지만) 16 사례를 더 보는게 환자의 사망 확률을 10% 내린다는, '음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언급하고 넘어가기에는 상당히 큰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제가 봤을때는 경력에 관해 언급할 때에는 연차보다는 사례와의 상관관계가 훨씬 더 중요해 보이구요... (또, 환자는 보통 같은 의사를 잘 찾아가기 때문에 연차가 높을수록 좀더 나이 많고, 좀더 진행된 환자를 상대할 확률이 높을수도 있구요 - 순전히 추측이지만..)

아마 아시겠지만 글 읽는 다른 분들을 위해서 첨언하자면... 대학병원의사들은 임상실험결과를 통계적으로 정리해서 논문으로 (자주) 발표하기 때문에, 확률(이나 통계)에 대한 판단력은 일반인보다는 훨씬 낫다고 봅니다 (개업의의 경우에는 잘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애자일컨설팅 at 2009/05/21 13:10
역시 지원이는 내가 이런 부분은 의심할 사람도 있겠구나(처음엔 나 스스로 의심한 부분) 하는 부분을 모두 잡아주는구나. 똑 소리 난다.

> 우선, 일단 논문도 목적 자체가 의사의 전문성(+Certification)과 AMI치료 사례에 관한 연구이고
> (즉 경력과의 상관관계를 보는 논문이 아니고 일반 의사, 심장계 전문의 등의 차이점에 관한 연구이고...)

맞는데, 보통 의사의 실력과 경력과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할 때 많이 언급되는 논문이라 인용을 했다.

Systematic Review: The Relationship between Clinical Experience and Quality of Health Care (http://www.annals.org/cgi/content/full/142/4/260 )가 종종 언급되는 리뷰 페이퍼이고, 여기에서도 위 AMI 논문을 언급하고 있다.

> 둘째로, "every additional 16 cases of AMI a physician treated was associated with a 10% decrease
> in mortality" 라고 (본문에서 언급하셨지만) 16 사례를 더 보는게 환자의 사망 확률을 10% 내린다는, '음
> 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언급하고 넘어가기에는 상당히 큰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맞다. 같은 경력을 가진 의사라면 되도록 이제까지 본 AMI 환자숫자가 많은 의사에게 가는 것이 좋고, 같은 환자숫자를 본 의사라면 그 중 경력이 적은 의사에게 가는 것이 좋다는 것이지. 합쳐 말하면, 경력은 적으나 이제까지 본 환자수는 많은 의사가 좋다는 것. 그런데 둘 중에 어느 하나가 압도적이진 않은가? 이것이 너의 핵심이지 싶은데.

나도 그 부분에 주의를 했다. 흥미로운 점은 Table 1을 보면 의사들의 AMI 케이스 환자 볼륨 평균이 심장전문의가 아니면 10명이 안되고, 심장전문의도 10명 근방이라는 점. +-로 표시된 인터벌이 뭐라고 정확히 표기되어 있지는 않는데 SD라고 가정한다면, 이제까지 본 AMI 환자 숫자가 100명 가까이 되는 의사는 거의 없을 거라는 점 등을 추측할 수 있다.

평균적인 certified 심장전문의가 본 환자수가 12명이라면 환자수가 0명이고 다른 조건은 동일한 의사에 비해 사망률이 7% 감소한다. 평균적인 certified 심장전문의 경력이 18년이니까 동일 조건에 경력이 0년인 의사에 비해 사망률이 9.5% 증가한다. 다시 말해 환자수가 16명 증가할 때 사망률이 10% 떨어지지만 연차가 16년 증가할 때 사망률이 8.5% 증가한다. 그런데 평균적인 certified 심장전문의는 평균 1.5년에 1명의 AMI 케이스 환자를 추가한다.

그래서 경력보다 환자수가 더 중요하다라는 판단을 쉽게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음의 상관성이 있다라고만 하고 넘어간 것은 결국 내 글의 결론이 "경력과 실력이 큰 상관없다"이고 그 명제에 환자숫가가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싶어서, 그리고 또 시간도 별로 없어서 그냥 간략하게 언급만 했다.

> 환자는 보통 같은 의사를 잘 찾아가기 때문에 연차가 높을수록 좀더 나이 많고, 좀더 진행된 환자를 상대할
> 확률이 높을수도 있구요

이 부분도 굉장히 날카롭게 잘 잡아내 주었다. 통상 의사의 실력 경력 상관성이 별로 없다는 연구에 비판하는 사람들이 그 논리를 쓰지. 하지만 이 연구에선 predicted mortality(병이 얼마나 위중한가)를 고려해 넣었기 때문에, predicted mortality가 일정하다고 할 때 다른 변수의 영향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 같다.

> 대학병원의사들은 임상실험결과를 통계적으로 정리해서 논문으로 (자주) 발표하기 때문에, 확률(이나 통계)
> 에 대한 판단력은 일반인보다는 훨씬 낫다고 봅니다 (개업의의 경우에는 잘 모르겠습니다.)

Tversky가 공저한 논문이었나 싶은데, 의사들의 확률적 지식(포말한 지식이라기보다 현실적인 의사결정에 사용되는 지식 -- 예컨대 이 환자를 수술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등)이 일반인과 큰 차이가 없었다는 연구가 있었다. 그리고 몇 번 replication 된 것으로 기억하고. 그런데 그 조사 그룹이 대학병원 의사인지 개업의인지, 혹은 섞여 있었는지(또 비율은 어떤지)는 기억이 안나네.

좋은 지적 고맙다.

--김창준
Commented by Mini at 2009/05/21 11:51
닥터스 싱킹을 보고 나면 서로다른 병원의 의사들을 최소 3명은 만나봐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더군요.
Commented by 애자일컨설팅 at 2009/05/22 10:41
큰 수술을 하기 전에 아무리 적어도 두 군데 이상의 크로스체크는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김창준
Commented by Lohengrin at 2009/05/21 13:47
재밌는 얘기군요
Commented by all2one at 2009/05/21 13:56
참 동감이 가는 이야기입니다.
Commented by 로가디아 at 2009/05/21 14:56
그러니까 가장 실력있는 자는 인턴을 갓 마친 신참의사이군요,
Commented by 푸하하하 at 2009/05/22 10:11
그래..좋군요... 이런글들이 아주아주 많이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경력 많은 교수님들 진료예약이나 수술날짜 빨리 잡힐것 같아서 좋네요.
음.. 수술은.. 그래도 교수님들이 하시나?... 음.. 그건 잘 모르겠네요..
재미있네요... 대학병원에 하루라도 입원해보면 그런말 안나올텐데.. 정말 멍청한 인턴에... 피곤에 쪄드는 레지던트...
음....재미있네요..
Commented by 애자일컨설팅 at 2009/05/22 12:03
그런 오해가 있을 수 있겠군요. 죄송합니다. 본문에 참고 내용을 추가했습니다. --김창준
Commented by 늑대별 at 2009/05/22 18:12
안녕하세요..처음 뵙습니다. 의사 얘기가 나와서 덜컥 트랙백 했습니다..^^ 자주 뵙겠습니다. 아울러 링크도 신고드려요..^^
Commented by 애자일컨설팅 at 2009/05/22 23:25
와, 현직 의사께서 이 글에 관심을 가져주셨네요. 긍정적으로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창준
Commented by landy at 2009/05/22 19:59
comorin님의 말씀에서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부분이 있는데요. 경력이 오래되었기 때문에 loss가 생긴다는 것은 그 loss를 바탕으로 더 잘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통계상에서 더 많은 케이스를 다루게 되기 때문에 치료에 실패하는 경우도 따라서 늘어난다는 말씀인것 같습니다. 저도 공감하구요. 그 사람이 경력이 많은 상태에서 환자를 봤기 때문에 실패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경력이 많기 때문에 그 안에 들어가는 실패 케이스도 많아진다는 통계상의 맹점이 아닐까 싶은..; 그리고 현 상태에서 경력이 많은 사람이라는 이야기는, 치료법이 덜 발달한 시대에 환자를 봤기 때문에 당연히 loss가 많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요. (지금 저 논문을 정확히 읽지 않은 상태라서 .. 최근의 같은 시간상에서 본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면 당연히 틀린 말이겠지만요 ^_^;;)

사족이지만 학교를 졸업하고 업데이트를 하지 않는다, 라는 말은 좀 어폐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6년배우고, 4년 더 배운 상태에서도 머릿속에 교과서에 올라올 정도로 certified된 지식은 가득 들어있을지 모르나 적용은 한계가 있는 상태구요. 대학에 남는다면 그때부터 공부가 시작된다고도 많이 이야기하고 있기도 하구요.;

어떤 질병인지, 그 의사가 어떤 캐릭터인지에 따라서 참 많은 경우의 수가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중 한 관점에서는 보통 장점으로 생각하는 것이 단점이 될 수도 있다, 는 이런 시선도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뭔가 머리를 한방 맞는듯한 글이네요.
Commented by 영록 at 2009/05/22 21:34
두 가지 문제를 분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창준님이 지적하신 첫번째 문제는 후배 의사가 선배 의사보다 낫다는 이야기인 것이고 두번째 문제는 한 의사가 경력이 쌓일수록 실력이 뒤쳐진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료로 볼 때, 연차와 성공률은 음의 상관 관계가 있지만 경험치(?)와 성공률은 양의 상관 관계가 있으므로 두번째 문제는 실제로 통계에 영향을 주지는 못하는 문제로 보입니다. 물론 두번째 문제도 실재하는 문제이고 성장을 저해하겠지만 실력을 더 떨어뜨릴 정도는 아니겠지요. 결국 이 자료는, 선배 의사도 경험치가 쌓임에 따라 실력이 늘긴 하지만 그 속도가 의학의 발전 속도보다 느리기 때문에 후배 의사에게 뒤쳐진다고 보는 것이 올바른 해석일 듯 합니다.

비슷한 사례를 예전에 어떤 미드에서도 본 기억이 납니다. 노의사와 인턴이 함께 환자를 보는데 새로운 수술법을 아는 인턴과 모르는 노의사가 대립하다가 결국 노의사의 뜻대로 위험한 구식 수술법으로 시술하다가 환자가 사망합니다. 결국 그 노의사는 권고사직을 하게 되는데, 사직을 권고하는 노의사의 친구가 "우리가 싸구려 3류 호텔에서 열리는 컨퍼런스에 참석하는 건 다 이유가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죠.

가능하다면 저는 이런 선택을 할 것 같습니다. 똑같이 deliberate practice를 하는 의사라면 경력이 많은 사람을 선택할 것입니다. 하지만 deliberate practice를 하는 의사가 없는 것 같다면 경력이 적은 사람을 선택할 겁니다.
Commented by 애자일컨설팅 at 2009/05/22 22:50
> 선배 의사도 경험치가 쌓임에 따라 실력이 늘긴 하지만 그 속도가 의학의 발전 속도보다 느리기 때문에 후배 의사에게 뒤쳐진다고 보는 것이 올바른 해석일 듯 합니다.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면에서보면 의학과 의학교육의 발전은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같은 분야에서 볼 때).

--김창준
Commented by 애자일컨설팅 at 2009/05/22 22:53
혹시나 하는 생각에 적어두는데, 주변에서 보면 간혹 통계적/확률적 명제를 절대적 명제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즉, 예컨대 공부 안하는 학생이 성적이 나쁘다고 누군가가 통계적 조사 결과 밝혀냈을 때, 내가 주변에서 공부 안하지만 성적 좋은 학생을 볼 수 있다고 해서 그 명제를 거짓이라고 할 수 없겠다는 말이죠. --김창준
Commented by 밀리 at 2009/05/23 00:09
그런데 교수님들도; 병원에서 제일 똑똑한 건 인턴이라고 하시죠....
아무래도 병원에 계신 교수님들은 경험이란 이름의 선입견이 좀 있는데다가 자기 과 중심으로 생각하는데 인턴은 일단 매뉴얼적인 진단을 하니까요. 그래서 몇만명에 1명 같은 희귀병은 인턴이 발견하는 경우도 많고..;;
그래도 저라면 일단 그 분야의 대가에게 찾아갈 듯....
Commented by Happyguy at 2009/05/23 09:35
의사의 임상적 결정은 참으로 많은 것을 고려해야 되는 어려운 결정입니다. 같은 질환에도 환자의 나이, 기저질환, 환자자신의 성향에 따라서 조금씩 달라야 하는데 이런것은 책으로는 절대 배울수 없는 과정입니다. 히포크라테스의 말대로 정말 인생은 짧고 의학적 성숙은 참으로 멀기만 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읍니다.
Commented by Roland at 2009/05/28 14:11
만류귀종이라.. 계속 공부해야 겠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imwellbe at 2009/06/01 09:30
보편적으로 보이겐 무리가 있습니다만, 확실히 경력이 많고 나이가 많은 의사일수록 자신이 만든 class들에 얽매여 있습니다.
또다른 class를 만들기도, 관리하기도 어렵기 때문이죠.
개발자가 trouble shooting을 작성/관리하는 것과, 의사가 chart를 작성/관리하는 것의 차이는 내용,형식이라기보다 그 대상에 있다고 본다면,
이런 안일한 자세는 환자들을 상당히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임에 틀림 없습니다.
Commented by 신입이좋아 at 2015/01/20 11:39
개발자 경력군 사람들을 보면 잘하는 사람보다 퇴물이 훨씬 많습니다. 오히려 최근 기술트랜드를 받아들이고 공부하는 신입들이 더 잘합니다. 열정도 있어서 잘배우고 열심히 하죠. SW업계에서 경력이 많거나 나이가 많다고 급여나 직급이 높거나 대우를 하는건 잘못된 것 같습니다. 학원나온 신입들을 교육시켜서 일을 시키면 빠릿빠릿하니 열심히 하고 좋은데 왜들 경력자를 구하는지 모르겠습니다.

:         :

:

비공개 덧글

<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