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시간 법칙에 대한 오해
저는 전문성 연구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공부해 오고 있습니다. 월간 마이크로소프트웨어 2005년 4월호와 6월호(고수 : 무술과 프로그래밍에 대한 소고 1, 2)에 이런 전문성 연구 중에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 의미가 있는 것들을 소개하는 글을 쓰기도 했지요.

요즘 아웃라이어라는 글래드웰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사람들 사이에 전문성 연구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오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해하는 부분(http://no-smok.net/nsmk/CuttingQuotesDown)들이 종종 보여서 글을 씁니다. (참고로 글래드웰의 책은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좋아 보이는데 그 분야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좀 과대포장되거나 생략하거나 하는 부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글래드웰이 인용하는 1만시간 법칙 연구에 대한 겁니다.

사람들은 그 책을 보고는 자신이 하루에 8시간 일하고 일년에 몇 일을 일하니까, 일년에 도합 몇 시간 일하는 것이고, 지금까지 년차를 곱하면 시간이 나오는데, 그걸 1만 시간과 비교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비교하면 많은 사람들이 1만 시간을 넘거나 근접해 있을 겁니다. 그리고 나름 안심과 자기위안을 할 수 있겠죠. 하지만 반문해 보세요. 자신이 세계적 수준의 전문가인지. 1만 시간은 세계적 수준의 전문가가 되기 위한 최소 시간입니다. (바이올린 연주자에 대한 연구에서 5천 시간은 음악 선생님이 되는 수준, 7천 5백 시간은 "훌륭한" 수준이었습니다)

원래 연구에서는 시간 사용을 일, 놀이, 수련으로 나누었을 때 그 중 오로지 수련 시간의 누적만이 실제 퍼포먼스와 관련이 있더라는 발견을 했습니다.

따라서 개발자가 하루에 몇 시간 몰두해 일하냐로 따지지 말고, 하루에 몇 시간 오로지 수련(deliberate practice 특별히 자신의 기량을 높히기 위해 하는 수련 -- 자신이 이미 잘하는 걸 하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고안한 수련을 하는 것)을 위해 시간을 쓰느냐로 따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체스 선수 연구에서 밝혀진 것은 이 선수가 토너먼트를 몇 시간 했냐 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그 사람의 실력에 큰 영향이 없었습니다. 대신 자기가 혼자서 기보를 연구하고 연습하고 한 것이 유의미 했습니다.

이 사실을 유념하면서 다시 어림 계산을 해보세요. 내가 하루 중에 내 실력 개선을 위해 쓰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프로그래머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요즘 일주일에 얼마나 수련을 하느냐로 현재 실력 수준을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김창준
by 애자일컨설팅 | 2009/03/22 10:31 | 트랙백(16) | 핑백(4)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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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於男 細說 at 2009/04/07 19:58

제목 : 1만 시간의 법칙
블로그 구독자 수를 늘리기 위한 블로그 비평의 두 번째 대상은 김창준씨의 애자일컨설팅입니다. 아이들 양육에 관심이 많은 관계로 첫 번째 비평 글은 1만 시간의 법칙을 선택했습니다. 뭐, 특별한 주장이 있는 것은 아니기에 관련 글에 대한 저의 생각을 이야기 해야겠네요. 1만 시간의 법칙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라는 책에 전문성 연구가 나오나 봅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1만 시간 법칙을 이야기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1만 시간의 양과 질에 대해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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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애자일 이야기 : <아웃라이어.. at 2009/03/26 14:56

... 지난번 글(1만 시간 법칙에 대한 오해)에서도 언급을 했던 아웃라이어라는 말콤 글래드웰이 쓴 책의 오역에 대한 이야기입니다(예전에도 오역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죠).저는 책 나온다는 소문이 돌 때부터 아 ... more

Linked at Cloudscape : 1만 .. at 2009/03/26 18:39

...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것 같았어도 요즘 같이 힘든 때에 어딘가 의지가 되는 내용이었다. 김창준님이 이에 대해 좀 더 명확한 설명을 주고 있어 링크를 건다. http://agile.egloos.com/4834009 Posted by admin on Thursday, March 26, 2009, at 11:39 am. Filed under The road taken ... more

Linked at 애자일 이야기 : 아웃라이어 .. at 2009/03/31 16:43

... 이 블로그에서 말콤 글래드웰의 &lt;아웃라이어&gt;에 대한 이야기를 몇 번 했습니다(1만 시간 법칙에 대한 오해, &lt;아웃라이어&gt;의 오역 몇가지). 또 관련 글을 쓰게 될 줄은 몰랐는데, 정말 쓰고 싶어서 손가락이 근질거리는 일이 생겼습니다. 그의 조선일보 인터뷰를 봤 ... more

Linked at 나는 Coder다. : 개발자.. at 2009/07/23 08:57

... 1만 시간 법칙에 대한 오해</a>」를 참고하라).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데 1만 시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법칙으로 설명되고 있다.자신이 IT 분야 종사자라면 그 법칙을 듣고 대부분 어림추산을 해봤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 내 경력이 6년이고, 야근도 좀 해주고 했으니까, 대충 계산하면... 오호, 1만 시간 넘네. 아싸.’그런데 좀 이상하지 않나? 우리는 하루 세 번 3분씩 이를 닦는다. 대략 다섯 살부터 닦았을 것이고 죽기 전까지 닦을 것이다 ... more

Commented by sunnyboy at 2009/03/22 18:16
가슴 아픈 이야깁니다.
자기개발만 1만시간은 너무나도 먼 목표네요.
Commented by 종욱 at 2009/03/23 00:54
요즘 들어 자기의 능력을 올려야 한다는 의식은 많이 퍼져 있긴 한 것 같습니다만, 정작 엉뚱한 산에 올라가는 사람도 많은 것 같고요.
말씀하신대로 '기보를 연구'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네요.
Commented by 영후 at 2009/03/23 09:19
아웃라이어에서 빌 게이츠나 빌 조이가 "의식적인 수련" 만으로 1만 시간을 계산했을 것 같진 않을거 같구요. 일단은 그냥 "내가 푹 빠져 일 한 시간" 으로 1만 시간은 맞는거 같아요. 다만 일반인들보다 훨씬 똑똑한-_- 1만 시간이고, 음, 저는 형이 deliberate practice를 하면 1만 시간보다 훨씬 적게 걸릴 것이다. 라고 하실줄 알았는데요 : )
Commented by 영후 at 2009/03/23 09:32
글래드웰이 실제로 이 deliberate practice와 '그냥 일' 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고 쓴 것이 오해를 사는거 같아요. 책에서 나온 음악가나 하키 선수들은 당연히 자신의 기량을 높이기 위한 수련이 1만 시간의 대부분이었을 테지만, 프로그래머나 변호사의 예에서는 그냥 일이 주로 나오죠. 즉 후자의 경우에선 '그냥 일' 이 얼마나 교육적인가, 얼마나 수련에 가까운가 같은 깊이에 따라 계산에서 큰 차이가 있을 것 같네요. 이는 XP 경력을 3배로 쳐준다는 것과도 상통하는 거 같습니다.
Commented by 엄성권 at 2009/03/23 10:00
호사가들의 말에 놀아 나는건 아닌지...
Commented by 김은정 at 2009/03/23 11:08
ㅓㅏ라눙히ㅢㅏㄴㅇ릏
Commented by YUZI at 2009/03/23 11:26
이런 책이 요사이 베스트셀러군요.

비슷할 것 같은 책으로 "실용지능"-로버트 스턴버그 외 를 봤었는데,
거기에서는 체스 선수가되는데 3000시간, 체스 마스터가 되는데 30000시간을 추산하더군요.

하지만, 마스터와 그랜드마스터의 차이는 시간에 따른 경험기억이 아닌
지식베이스의 조직화에서 갈렸다는 실험결과가 쓰여 있더군요.

지능과 지식에 대해서는 여전히 여러관점에서 논란이 많다는...
Commented by 김기웅 at 2009/03/23 11:30
좋은 지적이신 것 같습니다. 유한 킴벌리의 학습과 생산성에 대한 좋은 예시가 될 것 같네요.
Commented by 준짱 at 2009/03/23 13:18
평소 좋은글 많이 접하고 있습니다. 다음주부터 "아웃라이어"라는 책을 읽어볼 생각으로
말콤의 다른책을 읽어보고 있습니다. 책의 소개자료만 봐서는 다들 오해하기
딱좋을 것 같내요. 1만시간이라는 일반화된 시간개념과 전문가 라는 또다른 일반화된
개념을 합쳐서 공식화 하기에는 여러가지 무리가 있어 보이네요. 예를 들어
개인능력이나 환경, 업종 외에 전문가라는 도달 수준측정 등 너무나 다양한 인자들이
있는 것 같내요. 다음주부터 재미있게 글을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곰돌이 at 2009/03/28 11:42
요즘 유행하는 말이 떠오르네요. "현실은 시궁창". 실력 향상을 위한 수련을 할 여유는 커녕 아픈 몸 돌볼 시간조차 없는 삶이니.. 참 답답합니다.
Commented by 달룟 at 2009/04/01 09:04
청년의 하루는 노인의 1년과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1만시간을 측정하는 방법에 영향을 줄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dustysnob at 2009/05/07 15:49
가끔씩 살짝 들러서 글읽는데 댓글은 처음 남기네요. 더스티에용..^^ 근데 저는, 경기가 실력과 차이가 없다는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른데요. 경기같이 압축되고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실전에서 비약적으로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고, 그게 평소에 닦았던 기량을 체화시키는 결정적 순간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제 경험상 그런 때에 비약적으로 수준이 올라가는 경험을 몇 번 해서요.(물론, 저는 훌륭한 수준도 아닌 사람이지만..^^)
Commented by 애자일컨설팅 at 2009/05/08 00:26
맞아요.

더스티처럼 경기에서 집중해서 실력이 증가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죠. 두 가지 가능성이 있는데 1) 하나는 아직 경기 참여 횟수가 임계점에 다다르지 못했거나(토너먼트 등의 체스 경기는 경험이 있는 사람과 아예 없는 사람은 실력차이가 분명 있습니다만 어느 정도의 경기 횟수를 채우게 되면 더 이상은 경기 횟수와 실력간에 상관 관계가 강하지 않습니다), 2) 또 다른 가능성은 더스티는 경기 자체를 마치 의도적 수련(deliberate practice)하듯이 집중해서 하고 경기가 끝나고 나서 반성해 보고 학습하는 습관이 있을 수 있다는 거죠. 하지만 두 가능성 모두 틀릴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통계라는 것은 "예외적인 경우도 있겠으나, 대다수는 이렇다"는 걸 말하는 거지, "무조건 이러하다"가 아니니까요.

댓글 고마워요.
Commented by dustysnob at 2009/05/08 16:45
음.. 듣고보니 저는 1,2의 경우에 모두 해당하는것 같네요. ^-^ ㅋㅋ

제 재즈피아노 선생님이 학생들한테 "제발 아무생각없이 피아노를 그냥 치지 말아라. 모든음을 생각하면서 쳐라 모든 음을."이라고 하셨거든용.
그게 의도적수련인것 같네요.
Commented by 초보그래머 at 2009/06/02 08:22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요 몇주전 1만시간의 법칙을 읽고 아 그런건가.. 1만시간만 하면 나도 되려나 이런 생각이 있었는대... 이글을 보고 생각이 잘못 됬다는걸 깨우치고 가내요^^ 일로서 하는게 아니 수련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군요~! 물론 일을 하면서도 실력은 쌓인다고 하지만 그외 적으로 자기 발전을 위한 수련을 하지 않으면 더 많은 발전이 없을 것 같내요 ~~!!

프로그래머 일을 시작한지 이제 약 1년이 안됬는대 그동안 보면 너무 게을렀던거 같내요. 회사에서 하는 일외에 따로 집에서라던지 쉬는 시간을 이용해서 프로그래밍 실력향상을 위해 노력했던 적이 없는거 같내요~_~.. 매일 야근한다 이런 걸 핑계로 들 수 있겠지만 솔직히 역시 그런 이유는 핑계 밖에 되지 않는거 같내요 앞으로 작은 시간이라도 나에 대한 수련을 게을리 하지 않고 1만시간을 쌓아 전문가가 되도록 노력해봐야겠습니다.
Commented by egloos at 2009/07/23 08:59
순수수련이라 중요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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