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텍스트를 생각하는 디자인

애자일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조직에서 UX/UI 프로세스에 대한 책을 추천해 달라는 주문을 받는다면 저는 RCD를 권하겠습니다.

(이미지 출처는 아마존닷컴)


RCD는 Rapid Contextual Design이라는 책으로 얼마전에 인사이트에서 "컨텍스트를 생각하는 디자인"이라는 이름으로 번역되어 나왔습니다.
 

(이미지 출처는 예스24)



2006년도에 인사이트 사장님에게 UX 쪽 서적들을 출간해야 한다고 제안을 드리면서 처음 권한 책이 이 책이었습니다. 원래 이 책은 Contextual Design이란 책의 축약본이자 연습용 책(워크북)입니다. 원서는 책 크기나 모양부터가 연습용 책 분위기를 팍 풍깁니다. 표지를 보면 왼쪽이 스프링으로 묶여있는 느낌이 들게 디자인했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책 내용은 정말 실천적입니다. 일단 실무에서 필요한 처음부터 끝까지를 관통합니다. 게다가 프로세스의 몇 가지 버전을 소개합니다. 시간이 좀 넉넉할 때 사용할 프로세스, 시간이 정말 없을 때 사용할 프로세스 이런 식으로 나눠놨고, 심지어 해당 프로세스를 사용할 때 하루 하루의 스케쥴까지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프로세스 전체에 걸쳐 애자일적인 철학을 상당히 포용하고 있고, 이 프로세스를 애자일(XP)과 함께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한 부분을 할애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이 책을 여러 사람에게 추천을 해왔습니다. 저 자신도 이 책을 보면서 여러 아이디어를 얻었고, 몇 개의 프로젝트에서 RCD 혹은 그 일부를 사용해 보았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캐런 홀츠블랫이 몇 년 전에 한국을 방문해서 강연을 했더랬습니다. 같이 왔던 도널드 노먼에 비해 사람들의 관심을 그다지 끌지 못했죠. 하지만 캐런은 아주 당당하고 자신있는 자세로 강연을 했습니다. 난 이미 이 방법을 많이 써봤다, 그리고 성공을 시켜봤다. 경험해본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는 그 자신감이 빛이 났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저는 그 자리에 참석을 못했고 함께 일하던 친구를 대신 보내어서 MP3와 사진 몇장, 그 친구의 설명으로 간접 경험을 했죠 -- 내 5번 중족골 흑흑)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아는 것과 해본 것은 다르다. 전공자들은 이 책을 보고 어쩌면 "다 아는 거네"하는 반응을 보일지도 모릅니다. 또 일부는 "우리 이미 이런 거 다 해봤어요"하고 달관한 모습을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알고 있습니다. 아는 것과 해본 것은 다르고, 해본 것과 제대로 해본 것은 다르다는 것을. 기업 강연에서 스크럼 미팅을 소개하면 "어, 이거 우리 원래 늘 하고 있던 건데요, 도대체 뭐가 특별하다는 거죠"하는 사람들이 꼭 있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조직치고 제대로 하고 있는 곳 하나도 못봤고, 그들이 하는 것과 제가 이해하는 스크럼 미팅이 천지차이 안나는 적이 없었습니다. RCD, 꼭 한번 제대로 실천해 보실 것을 권합니다.

국내 중소기업 중에는 기획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사람이 없는 곳이 많습니다. 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반사적(reactive)으로 요구사항을 수집해서 -- 불편하니 고쳐달라는 요구에 어쩔 수 없이 -- 디자인이 되거나, 혹은 기술적인 사람들의 기술적인 아이디어에서 나온 디자인이 중심이 되거나 말이죠.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냥 도움도 아니고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또, 개발자는 회사에서 자기 몸값을 높일 수 있을 겁니다.

혹시 이 책에서 소개하는 방법마저도 좀 무겁고 거추장스럽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 책은 방법론의 그라데이션을 보여줍니다. 여기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옅게 만들 수 있을까.

제가 "게릴라 인터뷰"라고 부르는 것이 있습니다(이 책에 나오는 인터뷰라는 말을 서로 마주 보고 앉아서 질답하는 형식으로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시스템에 존재하는 역할(이 책에서는 직무 역할로 번역되었습니다), 컨텍스트, 태스크(저는 태스크 중심 세그멘테이션을 선호합니다) 등을 축으로 해서 인터뷰할 사람들의 종류를 고릅니다(번역본 p.73~ 참조). 각기 몇 명을 할지를 정합니다. 그 다음 개발자, 테스터, 영업 등등 둘러 앉아서 자기 주변사람들 중 인터뷰 가능해보이는 사람들 목록을 주욱 적습니다. 언니, 오빠, 친구 등등. 다음에는 한 사람씩 이 사람이 어떤 종류에 속하는지 맞춰 봅니다. 즉석에서 전화로 약속을 잡습니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돈도 별로 안듭니다. 아는 사람이면 직접 찾아가서 맥락적 인터뷰(Contextual Inquiry Interview)를 하기도 쉽습니다. 여러분들이 이 인터뷰를 통해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인사이트"를 하나 이상 발견할 거라는 데에 돈을 걸겠습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김창준

by 애자일컨설팅 | 2008/10/11 01:17 | 트랙백(4)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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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9/01/0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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