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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에서 bioxp 교육이 끝난지 일주일이 다 되어 가네요(이번 교육의 정식 이름은 "Agile Development for Bioinformatics"인데 이제까지 교육을 bioxp라고 줄여 불러서, 저희들끼리는 그냥 bioxp라고 합니다). 이번은 bioxp 7기 교육이었는데요, 이번에도 역시 교육을 하는 사람, 받는 사람 모두에게 감동을 주는 교육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이 교육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 코치(저희는 강사라는 말을 쓰지 않고 코치라고 합니다 -- 교육생들은 선수라고 부르고요)는 저 김창준, 김경수, 장혜식 세 사람이었습니다. 교육은 총 5.5일간이었습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6시간씩(10시~17시) 교육이 있었고 그 뒤에 한 시간의 과제 시간이 추가로 주어지고, 마지막 토요일은 4시간 동안의 교육으로 마무리를 했습니다. 교육생은 총 30명 정원이었으나 각자 사정이 있어서 전원이 모든 교육일에 참여를 하지는 못하였고 평균적으로 25명 정도가 참여를 한 것 같습니다. 교육 대상은 생물정보학 관련 분야 연구자였습니다. 서울대, 이화여대, KAIST, 연세대, 연구소, 회사 등 다양한 곳에서 참석해 주셨습니다. 대부분은 석사 학위 이상자들이었고, 절반보다 약간 모자란 사람들은 IT 쪽 배경을 갖고 있고, 나머지는 생물 쪽 배경을 갖고 있었습니다. 교육을 마치고 나서 참가자들의 교육 평가를 했는데 먼저 그 결과를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2006년도 bioxp 3기 교육 평가도 참고). 우선 "주변의 생물정보 관련 종사자에게 이 교육을 추천하겠냐"는 질문에 대해 세 가지 선택지가 있었는데, 1) 안 한다, 2) 잘 모르겠다, 3) 꼭 추천하고 싶다였습니다. 교육 평가를 해주신 전원이 "꼭 추천하고 싶다"로 응답을 해주셨습니다. 또 교육 과정 전반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의 선택지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1) 매우 불만족, 2) 불만족, 3) 보통, 4) 만족, 5) 매우 만족. 과반수 이상이 "매우 만족"을 선택해 주셨고, 나머지는 모두 4번 만족을 골라 주셨습니다. 저희가 일반적으로 교육 후 만족도 평균을 내어보면 4점과 5점 사이(만족과 매우 만족)에 놓이게 되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좋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만족도가 높다 보니, 심화 과정 참여의사를 묻는 질문에도 80% 가까운 분들이 꼭 참여하고 싶다고 응답해 주셨습니다. 이번 교육의 핵심 목표는, "배우고 나서 정말 써먹을 수 있게 하자"였습니다. 그래서 교육도 그런 점을 고려해서 설계했고, 평가 때에도 관련된 질문이 있었습니다. "교육 후에 나는 이 교육에서 배운 것들을 실제로 사용해서 도움을 얻을 것 같다"라는 명제가 참이 될 확률이 얼마라고 추정하냐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선택지는 0~20%, 20~40%, 40~60%, 60~80%, 80~100%까지 다섯 가지가 있었죠. 24%의 사람들이 80~100% 구간을 골랐고, 38% 사람들이 60~80% 구간을 골랐습니다. 그리고 29%가 40~60% 구간을 골랐고요. 실제 적용 확률의 중위값은 70% 지점인데 양호한 수준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적용 확률을 높게 평가하신 분들의 이유 설명을 좀 보도록 할까요? (아래 인용에서 저희가 특히 인상적으로 느낀 부분은 강조 표시를 했습니다) 제시한 방법들은 문제를 해결할 수 밖에 없도록 해주는 방법이기에. 또 장점을 더욱 부각시킬 수 밖에 없도록 해주는 방법이기에. --이상현, 이화여대 시스템생물학연구소애자일 컨설팅의 교육은 전통적인 교육방식과 상당히 다르게 진행됩니다. 이 방식에 대한 소감을 물었습니다. culture shock라고 할까, 제가 대학 때부터 지금까지 갖고 오던 사고 방식, 고정 관념을 깨뜨릴 수 있었습니다. 앞으론 편한 마음을 갖고 코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임혜원, 서울대 iRGB 다음은, 교육 기간 중 경험한 것 중 자신을 가장 많이 바꾼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아무리 크고 어려운 일(프로그래밍 뿐만 아니라 세상만사)도 할 수 있을 정도로 나눠서 생각하면 된다는 태도 --이상현 ![]() 교육 기간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을 묻는 질문에, "목요일 pilot programming 때 TDD가 실제로 적용되어 프로그래밍이 진행되었을 때 희열"이라고 답해주신 분도 계셨고, "모르는 길일수록 차근 차근 절차를 밟아 돌아가듯 TDD는 매우 유용할 것 같다"라고 응답해주신 분도 계셨습니다. 어떤 여성분은 금요일 밤에 자리에 누웠다가 도무지 잠이 안와서, 또 심심해서 코딩을 해봤는데(이런 일 자체가 자신에게는 최초의 경험이라고 하셨습니다) 어렵고 잘 안풀리던 문제가 TDD로 했더니 너무 쉽게 풀리는 경험에 큰 인상을 받았다고 하셨습니다. 저희 교육은 총체적이고 몰입적인 교육인지라 이렇게 교육 과정 중에 자기도 모르게 행동이 바뀌고 배운 것을 실행해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평가 설문에 "배운 바를 교육 기간 중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서 실천하는 사람을 봤을 때"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하신 분도 계셨습니다. 마지막으로 교육에 대한 총평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들을 몇 개 인용하겠습니다. ... Bio 분야 뿐만 아니라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을 위한 교육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특히 여학생). 대학 때 보면 프로그래밍을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많은데(저도 그랬었고) 이 과정을 통해 더 open mind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만큼 저에게 너무나 좋은 교육이었습니다. --임혜원 평가 설문을 읽어보라고 주변 사람 몇 명에게 건네 줬더니 보고 나서 묻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교육을 했길래 이런 응답이 나올 수 있나요?" 교육하기 제일 쉬운 것은 지식입니다. 제일 어려운 것은 태도, 습관입니다. 그런데 교육 평가를 보면 사람들의 태도나 습관이 바뀐 것 같아서 놀랬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제 저희 교육 방식을 개략적으로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교육 방식에 영향을 끼친 서적들에 대해서는 며칠전 글을 올린 바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저희 교육은 일정이 미리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대략적인 방향, 목표, 초기 일정 등은 정해져 있습니다만, 하루 하루의 일정은 바로 전날, 때로는 당일날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니, 전혀 안 바뀌면 좀 이상한 겁니다. 그렇습니다. 애자일 소프트웨어 개발을 교육에도 적용합니다. 왜 그렇게 할까요? 예측이 어렵기 때문이고, 또 교육을 진행하면서 양질의 정보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계획을 계속 수정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서 오늘 교육을 해봤더니 교육생들이 이런 부분은 잘 못 따라간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대신 어떤 부분에 대한 필요가 크다는 것도 깨닫게 됩니다. 때로는 우리가 준비한 것들이 전혀 필요 없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피드백을 받으면 앞으로 있을 교육 내용을 바꾸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최고의 교육을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프레젠테이션을 미리 많이 만들어놓지 않습니다. 예쁘게 공들여 만들어 두면 나중에 그걸 꼭 써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오히려 교육생들이 주는 실질적 피드백은 무시하고 놓치기 쉽습니다. 뭐랄까 허겁지겁 교육 자료를 그냥 보여주고 읽어주고 하는 것이죠. 대신 교육 내용, 실습 꺼리 등의 많은 레퍼토리를 갖춰 놓아야 합니다. 저희가 몇 년의 경험을 거치면서 쌓아온 경험과 지식들이 큰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저희의 교육 준비 기간은 몇 년입니다. 교육 기간 중에는 그 동안의 경험과 지식을 총 동원 합니다. 좋은 파워포인트 자료를 만드는 데에는 1주일이면 될지 모르겠지만 좋은 교육을 하는 데에는 몇 년이 필요합니다. 저희는 몇 년에 걸쳐 계속 교육 방식과 내용을 실험하고 발전시켜 왔습니다. (동일한 교육은 한 번 이상 안 한다가 저희의 모토입니다) 저희 교육은 강의를 최소로 합니다. 강의를 한다고 해도 연속 20분을 넘기지 않습니다. 대신 실습을 통해 직접 느끼도록 합니다. 그리고 서로 토론하고 고민하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TDD를 교육하기 전에는 사람들이 미리 TDD의 필요를 충분히 느끼게 "경험 제공"을 합니다. 그 다음 TDD를 소개하고 직접 실험해보게 합니다. 실험 중에는 저희가 가끔 짝 프로그래밍 하시는 두 분 틈에 들어가서 함께 코딩을 하기도 합니다. 다음에는 네다섯 명이 그룹을 지어서 방금 실험해 본 것에 대해 느낀 점, 어려운 점 등을 공유하죠. 그리고는 TDD 찬성과 반대 그룹으로 팀을 나누어 격렬한 토론을 합니다. 이렇듯이 저희는 교육을 "경험 설계"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PPT를 보여줄까가 아니라, 참가자들이 어떤 경험을 하게 할 것인가? 하는 질문을 늘 머리 속에 떠올립니다. 그리고 이번에 특히 중점을 뒀던 것은, 그것이 쓸모 있을까 였습니다. 사람들이 교육 후에 정말 그것을 써먹을 수 있을까? 그 화두를 계속 놓치 않고 저희 코치들끼리 수시로 토론을 하면서 교육 조정을 했습니다. 물론 저희 방식이 베스트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만약 그렇게 생각했다면 이제까지 교육 방식을 바꾸지 않았을 겁니다. 저희는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하고 발전을 꾀해 왔습니다(그 여정에 참여해준 여러 코치들과 교육생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우선은 적어도 우리나라의 IT 교육 과정만이라도 이런 식으로 바뀌면 참 좋겠습니다. p.s. 혹시 bioxp 교육을 받았지만 bioxp 전체 메일링 리스트에 가입을 아직 하지 않으신 분들은 가입을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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