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에서 진실을 들으려면
저는 사람을 뽑는 일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제가 사람을 뽑으면서 들은 최고의 찬사는, "이렇게 재미있는 면접은 평생 처음이었어요"와 (집단 면접 후) "이 분들과 모두 함께 일하고 싶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떨어지긴 했지만, 이번 기회로 저에게 정말 많은 자극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였습니다.

기회가 되는대로 사람을 잘 뽑는 방법, 관련 서적, 인터뷰 비법 등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인터뷰를 잘 하는 방법을 한가지 알려드리겠습니다.

먼저 다음 인터뷰 상황을 한번 보시죠.
인터뷰어: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그 방향이 뭔가 크게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경우 어떻게 하시나요?

인터뷰이: 흠... 우선 프로젝트 매니저와 상의를 해보겠죠. 그리고는...
밋밋하고 식상합니다. 예상되는 답변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심지어는 질문한 사람 스스로도, '에이, 질문 잘못했군'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질문한 사람이나 대답하는 사람이나 모두 재미가 없습니다.

질문이 잘못되었습니다. 엉성한 질문에는 엉성한 답변이 나오기 쉽습니다. 저런 일반적인 질문에는 답변자 스스로 생각하기에 이상적이고 이성적인 대답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자기가 어떻게 할지와는 큰 관련이 없지요. 근본적인 문제는 이런 대답을 하는 당사자도 자신이 거짓말을 하는지 깨닫지 못한다는 겁니다.

대신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야 합니다.

인터뷰어: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방향이 뭔가 크게 잘못되어 가고 있다고 느꼈던 적이 있었나요? 그 때 얘기를 좀 해주세요.

인터뷰이: 아.. 예. 2년 전인가 그랬죠. 어쩌구 저쩌구.

인터뷰어: 당신은 그 때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액션을 취하셨나요?

이러면 거짓말을 하지 못합니다(물론 거짓말 하기로 작정한 사람은 이 때 잡아내지 못하죠, 나중에 레퍼런스 체크를 해야 합니다). 이런 종류의 질문을 행동 설명 질문(behaviour-description question)이라고 합니다. 진실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정보 밀도도 더 높습니다.

답변자가 일반화한 답변을 하려는 경우 이에 응수할 수도 있습니다.

인터뷰이: 에... 저는 통상 어쩌구 저쩌구 하죠.

인터뷰어: 지난 주에는 어떻게 하셨나요? (혹은 가장 최근의 경험을 말씀해 주세요)

인터뷰이: 사람들은 보통 ~ 하지요.

인터뷰어: 당신의 경험은? (그 때 과정을 차례 차례 짚어 볼까요?)

될 수 있으면 직접적인 경험담을 말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답변자가 직접 자신의 경험을 요약해 답변하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답변자의 시선이 먼 곳을 향하면서 입에서는 "2003년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어느 가을날 저녁이었습니다. 저희 팀원들은 띵띵 불은 우동면발을 지켜보면서 모 팀장의 일장 연설을 듣다가..." 이런 식의 말이 나오면 잘 되고 있는 겁니다.

답변자가 대답을 고민하고 주저할수록 거짓말이 나올 확률이 높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거짓말"은 실제로도 미래에 그렇게 행동할 확률이 낮은 진술을 말합니다.

통상 일반화된 진술보다는 일차적 경험의 미래 예측능력이 높고, 또 그 경험이 좀 더 최근의 일일수록, 혹은 그 사람에게 미친 영향이 클수록 미래 예측능력이 높습니다.

이 원칙은 사용자 연구에도 고스란히 적용됩니다. "(자신들의 베타 버전을 잠시 시연해준 후) 이거 쓰면 어떨 것 같나요?", "네이버 검색 좋아하세요?", "왜 그걸 삭제하세요?" 등의 질문은 거짓말을 들을 확률이 너무 높습니다. 첫번째 질문에는 분위기 상 부정적 답을 하기 어렵고, 상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신뢰성이 떨어집니다. 두번째 질문은 단답형 질문이고 밀도 높은 정보를 얻지 못합니다. 세번째는 사용자도 잘 모릅니다. 사용자는 이성적인 답변을 즉석에서 만들어 낼 겁니다. 그것보다 그 사람이 최근 했던 경험을 순서대로 따라가 보세요(walk-through). 사용자 자신도 자신의 행동 패턴에 놀라게 될 겁니다. "오! 제가 이런 식으로 작업해오고 있었군요!!!"  (물론 가능하다면 실제로 그 자리에서 그 경험을 해보도록 하고 그걸 직접 관찰하는 것이 더 강력합니다)

실제 상황을 약간 각색한 다음 사용자 인터뷰를 한 번 보시죠. 사람들의 일상 생활로부터 제품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한 직장인을 인터뷰 하는 중입니다.

인터뷰어: 메모를 얼마나 자주 하세요?

회사원: 안해요.

인터뷰어: (당황하기 시작한다) 정말요?

회사원: 네.

인터뷰어: 다이어리 같은 것도 안 쓰세요?

회사원: 안쓰는데요.

인터뷰어: (전략을 바꾼다) 오늘 아침에 직장에 출근했을 때로 돌아가 봅시다. 출근해서 책상에 앉았습니다. 뭘 하셨나요?

회사원: 우선은 오늘 만날 사람을 포스트잇에 적어서 모니터 옆에 붙여 놓았죠.

인터뷰어: 책상 위에 무엇들이 붙어있나요? 그 모습을 그려주실 수 있을까요?

회사원: (종이 위에 자신의 책상 위 물건 배치를 그리면서) 이건 뭐구요, 저건 뭐할 때 쓰는 거지요. 아, 그러고 보니 이것도 있었군요. (쓱쓱)

인터뷰어: 그 다음엔요?

회사원: A4 이면지를 한 장 꺼내어서는...... 오늘 할 일들을 정리해 보기 시작했죠.

(얼마 후)

인터뷰어: 실제로는 메모를 많이 하시네요?

회사원: 그러고 보니 정말 그렇군요!

사람들이 서점에 얼마나 자주 가는지 궁금하다면, "사람들은 서점에 얼마나 자주 갈까요?"라고 묻기보다, "당신은 서점에 얼마나 자주 가시나요?"가 더 낫고, 그것보다는 "당신은 이번달에 서점에 몇 번 갔나요?"가 더 진실에 가까운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지금 궁금한 것의 경계 바로 밖에 있는 것들을 물어보는 것도 종종 의외의 가치있는 정보를 줍니다. 예를 들면 지난 번에 서점에 가기 전에는 뭘 하셨어요? 서점을 나와서는 어디로 가셨어요? 등등

기획자가 사용자에게 쉽게 하는 질문 중 하나가, "어떤 제품/서비스가 있으면 좋으시겠어요?"인데, 이것 역시 그렇게 효과적인 질문이 못됩니다. 대신 뭔가 최근에 아주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경험을 한 걸 이야기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혹은 반대로 매우 불편한 경험을 듣거나요. 사용자가 만들어 달라는 대로 만들어 줬다가 "어 미안해요, 써보니까 이거 별로네요"하는 답변 들어본 경험 많으실 겁니다.

이런 행동 설명 질문은 구인 면접이나 사용자 연구 뿐만 아니라 훨씬 더 넓은 영역에 적용가능합니다. 누군가로부터 더 많은 것을 얻고 배우고 싶다면 행동 설명 질문을 해보세요. 더 유용할 뿐만 아니라 더 재미있습니다. 여기서 "누군가"는 자기 자신을 포함합니다. 자신에게 행동 설명 질문을 해보는 것으로 자신이 의식적으로 모르던 사실을 캐내어 의식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예를 들어 자신이 기획자라면 스스로에게 행동 설명 질문을 해보는 것으로 많은 제품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어제 내가 Y문고에 가서 뭘했더라? 맞아. 처음에 들어가자마자 검색대를 찾으러 갔지. 그러고는? ..."

쉽게 수긍할 수 있고 또 별다른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좋은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이 질문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우습게 보면 안됩니다. 습관과 훈련이 안되어 있다면 한동안은 질문하면서 항상 머리속에 상기하고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해보면 곧 느끼실 겁니다. 그 효과가 얼마나 강력한지.

--김창준

by 애자일컨설팅 | 2006/12/21 17:31 | 트랙백(7) | 핑백(10) | 덧글(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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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몇 달 전부터 클래스101에서 과학적 정보 수집 대화법이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예전에 블로그에 인터뷰에 대한 글도 몇 번 썼고, 오프라인 공개 강연도 두어 번 했는데 사실 저는 기업 대상 컨설팅 및 코칭을 주로 하다 보니 일반인들이 이런 내용을 심도 깊게 접할 기회가 ... more

Commented by 이지 at 2006/12/21 22:44
마침 오늘 이 주제에 대해 생각을 했는데 관련된 글이 올라오니 무척 반갑네요! 기분 좋은 우연~^-^

어떤 IT 기업들은 FGI나 인터뷰를 직접 진행하지 않고 용역업체에 맡기곤 하는데, 그 결과로 엉망인 서비스가 나오거나 잘못된 연구결과가 도출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잘된 경우가 있다면 다행이지만, 제가 지켜본 사례들은 답답해서 화가 날 정도였거든요. 창준 님께서 위에서 지적하신 잘못된 예들처럼, 뻔한 질문에 뻔한 대답이 이어지니, 예상가능한 결과들을 놓고선 자족하는 분위기랄까... 문제의 원인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1) 인터뷰 대행업체 직원들이 핵심주제에 대한 전문성은 커녕, 관심도/이해도가 낮아 심도 있는 질문이나 적절한 질문을 하지 못한다 2) 인터뷰 스킬이 부족하다. 제가 답답했던 부분은 2)번. 정말 심각하던데요. (예문을 들면 어느 업체인지 알려지니까 생략~ㅋ)

근데 그 엉터리 과정과 결과물을 보고서도 아무도 문제의식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 더 황당!
Commented by 수아기 at 2006/12/21 23:16
우왕 맞어여. 정말 올바른 질문을 한다는것 만큼 어려운것도 없는것 같아요. 질문역시 미리 고민하고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질문을 많이 하는 편인데 최대한 많은 대답을 얻어내려고 하는데 제 질문을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만드는 좋은 글입니다.^^
Commented by 구루비 at 2006/12/22 00:47
얼마전에 모 대기업 그룹사의 SI기업에 면접을 보러 갔습니다.
인터뷰는 몹시도 강렬하고 인상깊었습니다. 물론 부정적으로요.. -_-

면접관 3명에 면접자 1명이었는데,
거리를 5m 이상 떨어뜨려 놓았습니다.
그리고 큰소리로 말을 하도록 시키더군요..

기술면접이었는데 기술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습니다.
이력서에 문제없는 지만 집요하게 묻더군요..
물론 제 인생이 꼬였었다는 것이 문제였다면 문제이긴 합니다만..
인터뷰 내내 고압적이고 불쾌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장 황당했던 것은 면접자에게 자기 회사의 어떠한 PR이나
왜 사람을 뽑는 지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심지어 면접자로부터 질문 하나 받지 않았고 그냥 나가라더군요..

면접이란 것이 상호면접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나가면서 차라리 잘됐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곳은 부려먹을 머슴을 뽑는 것이지
같이 일할 동료를 뽑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그 회사 사장이 해병대 출신이어서
회사 자체가 군대 분위기라고 하더군요..
그제서야 면접관의 태도가 이해 갔습니다.

아직도 이런 회사가 존재한다는 것에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것도 대기업이 말이죠..
그 회사 앞으로 어떻게 되어 갈 지 지켜보려 합니다.
과연 제 생각이 맞는 지 확인해 보려고 말이죠..
Commented by 똘망이 at 2006/12/22 05:03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이런 식의 인터뷰를 해야 제대로 사람을 보았다는 생각이 들겠네요. 동시에 회사의 철학이라고 할까 그런 것을 상대에게 전해 주는 효과도 있겠네요
Commented by 아말감 at 2006/12/22 11:25
좋은 질문을 하는 것이 참 어렵다고 느낍니다. 전에 김창준씨 소개로 <질문의 힘>이란 책을 보고 아뿔싸! 이렇게 하는 것이거늘...하고 후회와 감동을 동시에 느낀 적이 있지요. 강추!입니다.
Commented by picxenk at 2006/12/22 11:27
면접 당하는 사람을 기분 나쁘게 하는 방식도 있다고 들은거 같습니다. (국내 기업에서요.)
고의로 감정을 상하게 만들고 그 반응을 지켜 보는 것입니다.
이때에는 질문의 내용은 그리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면접관은 답변의 내용에는 신경쓰지 않습니다.
면접 당하는 이는 평소의 감정이나 태도가 자기도 모르게 표출됩니다.
제 취향은 아니지만 그래도 재밌는 방법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Commented by 아사라뵤 at 2006/12/22 13:19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이것은 인터뷰일 뿐만 아니라 살아가면서 수 많은 종류의 대화에서 가능한 것 같네요.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코칭" 이라는 것과도 일맥 상통하는 것 같아요.
진리는 통하는 것 같습니다.

혹시 접하셨을지도 모르겠지만, 코칭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Commented by John at 2006/12/22 15:35
효과적인 사용자 스토리를 만들기위해서 좋은 질문으로 고객의 요구사항을 도출하는 기법이 생각나네요..
그런데 왜 이 기법을 면접때 생각하지 못했을까요?
역시 응용능력이 부족해서..ㅠㅠ
Commented by 구루비 at 2006/12/23 16:01
picxenk님.. 저도 압박면접에 대해 전에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압박 면접으로 또다른 대기업 계열의 SI 회사가 유명하다고 하더군요.
음.. 그 대기업은 이미 해체되었기 때문에 더이상 대기업 계열이라 부를 순 없겠군요..

압박면접이 좋은 면접방법인지는 의문입니다.
관련업계 사람들에게 나쁜 이미지를 주는 면접이 과연 좋을까요?
그런 면접이 지원자에게 과연 도움이 될까요?

면접에 대해 만화 하나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구미의 돈까스 취업"이라는 만화인데요..
일본 반다이에서 면접을 어떻게 보는 지 나옵니다.
지원자가 자기의 진로와 인생에 대해 좀더 생각하게 하는
그런 면접이 좋지 않을까요?

저도 얼마전까지 국내 모 대기업의 채용시스템 담당이었습니다.
들은 풍월이 좀 있어서 글을 좀 써 보았습니다.
Commented by daybreaker at 2006/12/23 17:46
이번에 수중로봇 연구를 하지 않았다면 지원했을 텐데..
다음 기회를 노리도록 하겠습니다. :)
Commented by Tack at 2006/12/24 16:52
질문에 관한 책 볼 생각을 안했네요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이종화 at 2006/12/26 13:07
기억에 남는 면접이 제겐 3번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김창준님에게 면접을 보았을 때 입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아주 즐거운 면접이었습니다. ^^ 그때의 면접이 지금 제가 가는 방향을 제시해준 계기가 되어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ooo부장님, ooo박사님에게 면접을 볼 때였는데 기술적인 부분은 지식보단 사례(경험)를 중심으로 물으셨고 마치 서로 친분이 있는것 친숙하고 정감있게 면접을 하셨습니다. 처음엔 면접관의 직급이나 경험이 너무 탁월하셔서 긴장했는데 정말 형님들과 대화하듯 2시간여가량 뜻 깊은 면접을 했었습니다.
그후 채용된 후 절 왜 뽑으셨나고 여쭤봤는데 답변이 더욱 인상적이였습니다.
"면접 한 두번 보는것도 아니고 느낌이 오는지가 중요한데 느낌이 오길래 뽑았어."
세 번째는 커뮤니케이션, 유연성, 도전적인 주제로 면접을 볼 때 였습니다. 이력서 상의 장단점, 기술적 경험 등을 토대로 총 8명의 면접관이 집중적으로 질문을 했습니다. 질문 속엔 비판도 섞여있었고 무엇보다 옷을 흠뻑 젖을 정도로 정신없고 고도의 집중을 요하는 질문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나중에 알게되었는데 면접 점수가 매우 좋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부족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답변에 대해 잘 포장하여 때론 날카로우면서 유연하게 답했지만 오히려 내 자신에 대한 부족한 점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최근들어 해야할 것들이 너무 많이 느껴지곤 합니다. 채용을 위한 면접이지만 때론 면접을 통해 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계기가 되는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낭망백수 at 2006/12/29 15:29
이종화 //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면접/인터뷰 가 이렇게 좋은 것인지 또 몰랐군요. 좋은 직장 찾아서 자주 문을 두드려봐야겠습니다. ㅎㅎ
Commented by SkyKiDS at 2008/11/22 12:08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Commented by 김도열 at 2009/06/11 18:55
정말 와 닿는 글입니다. 전 그 동안 어리석은 질문들만 한거로군요. 많은 도움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Commented by bookworm at 2012/06/05 04:59
이렇게 좋은 글을 왜 이제 봤는지 안타까울 정도네요. 많이 배우고 갑니다.
Commented by 이성관 at 2013/12/03 16:00
한주만 더 일찍 이 글을 봤으면 좋을뻔 했네요. 좋은 글 읽고 갑니다.
Commented by 감사합니다. at 2018/05/13 11:51
정~~말 유용한 글이네요!! 이런 글을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읽기도 굉장히 편해요. (이거 벌써 12년 된 글이네요 ㅎㅎ;)
Commented by 이제우 at 2021/09/26 21:10
좋은 글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이범희 at 2023/01/08 19:10
좋은글 감사합니다. 몇번을 봐도 좋은글이네요.
매번 면접관으로서 인터뷰이에게 질문을 할때마다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데, 이글을 보고 또 인사이트를 얻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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