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인이 되는 비결
우연히 인터넷에서 다음 글을 발견했습니다.

달인이 되는 비결은 매우 단순합니다. ...매일 세수하고 양치하듯이 꾸준하게 반복하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어떤 취지의 이야기(전문성 획득에 있어 반복의 중요성)인지 이해가 갑니다만, 한번 좀 삐딱한 시선에서 바라보도록 하겠습니다.

왜 우리는 (거의) 평생 동안 세수와 양치질을 꾸준하게 반복했건만 세수와 양치의 달인이 안되고, 예컨대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양치질을 제대로 못해서 치과에 갈까요("이 쪽 이빨은 하나도 안닦으시나 봐요" 같은 소리를 듣고요).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이번에는 두 가지만 이야기해보도록 하죠.

동기가 부족하다


이빨을 잘 닦는 것에 대해 일정 수준만 되면(예컨대 7살 수준만 넘으면) 더 잘하고자 하는 동기가 딱히 없습니다. 여러분 주변에 양치질과 세수 달인을 목표로 하는 분 흔하게 보십니까? 아니죠. 그래서 수십년 반복해도 그 자리인 것이죠.

하지만 이 요소만으로 설명하기 힘든 것이, 분명 치과의사에게 "양치질을 제대로 못하셨네요"라고 이야기를 듣고 보철 치료를 받고는 '그래 이제 제대로 꼼꼼히 양치질 하리라'고 작심을 해도 양치질 실력이 개선되지 않는 경우가 많거든요. (허나, 아무래도 잘못된 양치질 등으로 심각한 치료를 받아 본 사람이라면 좀 더 신경을 쓰긴 할 겁니다 -- 얼마나 효과적인가는 차치하고)

피드백을 제때에 받지 못한다


내가 양치질을 어떻게 했는지, 어디가 잘 되었고 어디가 부족한지에 대한 정확한 피드백을 제때에 받지 못합니다. 이빨을 한 일년 닦다가(주로 정면거울 보고 깨끗해 보이나 그 정도만 확인) 치과에 가서는 의사에게 한 소리 듣는 정도로 느린 피드백을 받습니다. 우리가 매번 이빨을 닦은 직후에 내가 이빨을 어떻게 닦았는가에 대한 피드백을 받지 못합니다. 그래서 내가 뭘 잘 했는지 못했는지 알지 못하고 실력도 늘지 않습니다.

예컨대 이빨을 닦고 나서, 칫솔이 어디를 훑었는지 안훑었는지 색깔로 표시해 주는 시약(치면착색제, disclosing tablets) 같은 걸로 구체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도 있고, 더 간단하게는 구강 거울(mouth mirror)로 이빨 안쪽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도 있고, 혹은 워터픽(oral irrigator)이나 치실(dental floss) 등의 제품으로 양치질 후에 이빨 사이, 이빨과 잇몸 사이(워터픽으로는 가능하나 치실로는 불가)를 청소해서 나오는 음식물 찌꺼기의 양 등으로 내 양치질 수준을 확인할 수 있겠습니다. 참고로, 워터픽을 처음 써보는 사람은 양치질 후에 워터픽 해보고 나오는 음식물 찌꺼기 양에 경악합니다.


정리하자면,

꾸준하게 반복하는 걸 통해 달인이 되려면 적어도,

  1. 실력을 개선하려는 동기가 있어야 하고
  2. 구체적인 피드백을 적절한 시기에 받아야 한다

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단순히 반복한다고 해서 달인이 될 수 없습니다. (IT 종사자의 맥락에서는 "당신은 몇 년 차"라는 글을 읽어보실 것을 권합니다)


특정 영역에서 자신의 실력을 향상시키고 싶은 사람이라면 혹시 그 일을 내가 양치질 하듯이 수십년을 단순히 반복해 온 것은 아닌지 반문해 보시고, 내 일에서 매 양치질 직후 구강거울이나 치면착색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없다면 어떻게 만들어 낼지를 고민해 보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전문성 연구의 대가 에릭손의 말을 인용하면서 마칠까 합니다.

특정 영역에서 개인이 성취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퍼포먼스는 경험을 오래한다고 해서 자동으로 획득되지 않습니다.
(the maximal level of performance for individuals in a given domain is not attained automatically as a function of extended experience)

Ericsson, K. A., R. Krampe, and C. Tesch-Römer (1993) The Role of Deliberate Practice in the Acquisition of Expert Performance. Psychological Review, 3. p. 363-406.

55년 동안 걸었다고 걷는 게 점점 더 나아지고 있는 건 아닙니다.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을 찾아야 합니다 ... 자신이 즐기는 걸 한다고 해서 더 뛰어나게 될 것이라고 믿는 것은 미신입니다.
(Just because you've been walking for 55 years doesn't mean you're getting better at it. ... You have to seek out situations where you get feedback. It's a myth that you get better when you just do the things you enjoy.)

Christopher Percy Collier(interviewed Ericsson, K. A.) (2006) The Expert on Experts, Fast Company, 110. Nov 2006.

by 애자일컨설팅 | 2011/12/16 14:01 | 트랙백 | 핑백(4) | 덧글(1)
AC2 과정 공개 모집 시작을 하기도 전에 조기 마감이 되는 그런 속도
AC2 8기 (사전) 접수를 11월 8일 시작하여 6일만에 조기 마감되었습니다(선착순 모집이라 간발의 차이로 참석을 못하게 되신 분들도 세 분 계셨습니다).

이번에는 기회를 오랫 동안 기다려온 분들을 위해 사전 고지 제도를 만들어서 미리 이메일 구독을 신청하신 분들에게 공개 모집 1주일 전에 먼저 신청할 기회를 드렸는데, 그 일주일만에 전원 자리가 차버려서 아예 공개 모집을 할 수가 없어져 버렸습니다.

이번 기회에 http://www.ac2.kr/ 사이트에 FAQ도 추가되고, 추천 도서 목록도 좀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참고하시고요. 다음 9기는 2012년 6월 경에 시작할 예정이고, 모집은 3월에 시작합니다.

by 애자일컨설팅 | 2011/11/16 13:27 | 트랙백 | 덧글(1)
한국 애자일 컨퍼런스와 기조연설 "애자일의 약점"
오는 11월 26일에 "한국 애자일 컨퍼런스"가 열립니다. XPER 커뮤니티에서 자원하신 분들이 준비를 해주셨습니다.

영광스럽게도 저에게 기조연설 부탁이 들어왔습니다. 다음은 기조연설 소개입니다.

제목: 애자일의 약점

발표 소개:

애자일을 만병통치약처럼 이야기하거나, 혹은 그렇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다(만병통치약의 오류). 또 반대로 애자일은 현실에서는 전혀 사용할 수 없으며 지나치게 이상주의적이라고 말하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허수아비 논증의 오류). 진실은 어디에 있을까? 다른 많은 진실과 마찬가지로 애자일은 그 양자의 중간 어디쯤엔가 위치하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애자일의 장점, 강점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가 있다. 반면 애자일의 약점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그리 많지 않다. 있다고 해도 애자일을 제대로 경험해 보지 못했거나 표면적인 이해만 한 사람들의 추측과 썰, 감상이 대부분이다. 그럼 좀 더 구체적으로 애자일은 어떤 약점을 갖고 있는가를 애자일을 직접 체험한 사람들과 함께 솔직하고 진지하게 이야기 해보면 어떨까?

이를 통해 좀 더 나은 애자일, 혹은 애자일을 벗어난 그 무엇으로 가는 학습의 과정으로 한 발자국 더 가까이 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by 애자일컨설팅 | 2011/10/27 15:30 | 트랙백(3)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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