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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남승희씨에게 하루에 30분씩 수학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거의 한 달이 다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실은 수학만 가르치는 것은 아니고 컴퓨터 프로그래밍도 같이 가르칩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컴퓨터를 매개체로 해서(특히 J라는 언어를 써서) 수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간혹 학생이 묻습니다. "이거 정말 수학 맞아"/ "응 다 수학이야"
남승희씨는 국문학 전공이고, 중고등 학교 때 수학성적은 좋았지만 별로 안 좋아했다고 합니다. 도대체 이걸 배워 어디다 써먹을 수가 있는지, 그 공식들과 풀이에 무슨 의미가 있는 건지 오리무중이었다고 합니다. 성적은 좋았으니 그마나 좀 나은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죠. 이공계를 전공하지 않은 사람 중에는 수학이 인생에 걸림돌이었 적이 있거나 안좋은 기억이 떠오르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그런 사람에게 수학을 가르친다면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처음에 수학을 가르쳐 주려고 맘 먹었을 때 대형 서점에 가서 일반인을 위한 수학 교양서를 좌악 훑어 봤습니다. 며칠을 서점에서 보낸 뒤, 대략 10여권의 책을 선별, 구입했습니다. 좋은 책이 꽤 있더군요. 부러웠습니다. 아마존에서도 10여권을 선별, 구입했는데, 우리나라 출판시장과 비교해 보면 정말 대단합니다. 서양은 일반인을 위한 수학책이 너무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일단 제가 구입한 책 몇 권을 건네줬습니다. 그 중 직관수학이라는 책이 있었습니다. 2004년도 일본에서 출간되어 엄청나게 인기를 끈 책이라고 합니다. 참 그러고 보면 일본도 대단한 나라입니다. 수학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다니요. 남승희씨가 그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화가나"/"왜?"/"학교 다닐 때 왜 이렇게 가르쳐 주지 않은거야? 공교육 수학에 대해 너무 화가나" 저는 평소 수학 교육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프로그래밍을 가르치는 것과 수학을 가르치는 것 간에 뭔가 관련성이 있음을 감지한 후부터입니다. 공부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수학은 정말이지 너무 재미있게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학문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우리 대다수는 배워야 하니까 배우고, 나중에 졸업하고 나서는 당시 고생한 것에 비해 그만큼 쓸모를 느끼지 못해서 일종의 배신감을 느낍니다. 수학에게, 선생님에게. 제가 전에 썼던 글을 인용합니다. 이 글의 2탄은 "프로그래머를 위한 수학 공부"입니다. --김창준 p.s. 제가 가르치면서 동시에 배우고 깨닫는 것도 있습니다. 교학상장(敎學相長)이라고 하지요. 우선 수학의 역사를 함께 배우면 인류의 지성이 발전한 흐름을 따라가 볼 수 있고, 거기에서 많은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학은 반대가 되는 연산을 찾아내고(예를 들면 더하기의 반대로 빼기, 곱하기의 반대로 나누기 등), 그에 따라 도메인이 확장(예를 들어 자연수에서 더하기의 반대를 생각해 내면 정수라는 도메인으로 확장 가능)되면서 발전해 왔다는 것을 느끼면 그 이후 공부가 가르치거나 배우기가 무척 재미있고 즐거워집니다. 동시에 다른 분야에서도 반대 연산과 도메인의 확장을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런 것을 시모어 페퍼트(Seymour Papert, 0의 의미를 스스로 깨친 유치원생 이야기 참고)는 "강력한 아이디어"(powerful ideas)라고 부르지요. 또한 제가 서두에 썼듯이, 컴퓨터를 매개로 해서 수학을 가르치고 배우는 데에, 컴퓨터를 사고의 도구로 사용하는 방법을 찾아나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제가 해답을 이미 알고 있는 문제라면, 그 답을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 컴퓨터를 어떻게 활용하면 사고의 도구로 써서 그 문제를 쉽게 풀 수 있을까를 연구해 보는 것이죠. 그 과정에서 여러가지 깨달음을 많이 얻습니다. 마지막으로, 내 몸에서 가까운 예들을 자꾸 찾다보면 해당 개념에 대한 이해가 깊어 집니다. 자연로그가 남승희씨에는 도대체 어떤 의미가 있을까를 연구해보게 됩니다. 그러는 와중에 왜 "자연"로그인가도 알게 되고, 자연로그의 새로운 유용함도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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