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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by on Rails(이하 RoR)를 필두로 해서, 자기 라이브러리, 프레임워크의 우수함을 스크린캐스트(컴퓨터 화면에서 벌어지는 것을 동영상으로 녹화해 배포한 것, 혹은 그 행위)하는 유행이 생겼습니다.
http://www.rubyonrails.org/screencasts (프로그래밍을 잘 모르시는 분들도 한번 구경해 보시면 신선할 듯) 특히 RoR의 15분만에 블로그 만들기는 새로운 웹 프레임워크가 보여줘야할 것의 최소선이 되어 버리기도 했습니다. 이 스크린캐스트가 나올 때만 해도 예컨대 자바 프로그래머들에겐 이런 것이 가능하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충격이었죠. RoR은 소프트웨어 개발 시간 t를 0에 가깝게 가져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소프트웨어 시장과 사회 구조의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오게 되기도 했습니다. (참고) 그런데 N분만에 뭔가를 해낸다는 것은 사기칠 여지가 무척 많습니다. 라이브러리, 프레임워크 안에 이미 만들어 놓은 기능들을 정해진 각본대로 이용한다면 개발 시간을 줄이는 것은 별 문제가 아닐테니까요. 극단적인 예가 최근 공개된 httpy 스크린캐스트가 아닐까 합니다. 20초만에 위키위키 사이트를 만들어버립니다. 그 비결은? 로컬 호스트에 들어오는 HTTP 요청을 http://c2.com으로 연결시키는 코드를 만드는 겁니다. 정말 약았죠? 위키를 만든다는 조건과, 최소 시간 안에 만든다는 조건 하에서는 정말 이런 각본이 나올 수도 있는 겁니다. (하지만 정말 어렵고도 중요한 것은 해당 프레임워크를 잘 모르는 사람이 학습 시간을 포함, 얼마만에 위키나 블로그를 만들고, 그렇게 만든 시스템에 사실적인 요구사항 변경을 했을 때 얼마만에 그걸 수용, 구현하느냐 하는 문제겠지요) 하지만 어쩌면 이건 Web 2.0에 대한 풍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작년 OOPSLA 2005에서는 Working with Vision: Scrapheap Challenge - a workshop in post-modern programming 이라는 매우 흥미로운 세션이 열렸습니다. 포스트모던 프로그래밍이라, 뭔가 심오해 보이지 않습니까? 이 세션은 하나의 컨테스트로, 진행자가 어떤 소프트웨어 요구사항을 주면 참가자들이 팀을 이뤄 그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겁니다. 여기까지는 일반 컨테스트와 매우 유사하지요. 그런데 순진하게 접근했다가는 절대 제 시간안에 프로그램을 만들지 못합니다. 이 컨테스트에서는 공개되어 있는 웹서비스(예컨대 구글 API 등)와 프레임워크, 라이브러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라고 격려합니다. 재사용성을 극대화해보는 겁니다. 제목에서도 그런 함의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Scrapheap Challenge라는 것은 쓰레기 뭉치로 뭔가 만들어 낸다 그런 말이지요(원래 동명의 대회가 있습니다). 이 대회가 개발자들에게 충격을 주고, 또 지금의 시류와도 너무 잘 들어맞아서인지, 구글 회사 내에서 이 대회를 작년 크리스마스 직전에 다시 치뤘다고 합니다. 우리는 짜고 치는 고스톱 스크린캐스트를 보면서 한편으로는 비웃지만 또 한편으로는 수긍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게임의 룰을 어기고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 내는 플레이어가 언제나 시장에 나타날 수 있으며 심판이 어떻게 판결을 내건 진정한 승자는 무조건 "이기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김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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